'캐디 성추행' 박희태 전 국회의장 건국대 석좌교수 재임용 논란
"학생들과는 눈높이 차이가 있다"
건국대학교가 '골프장 캐디 성추행 사건' 으로 물의를 빚은 박희태(77) 전 국회의장을 최근 석좌교수로 재위촉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건국대 측은 "사회적 논란 하나 때문에 기존 석좌교수를 예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김호섭 건국대 홍보실장은 16일 여성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번 재위촉은 기존 석좌교수에 대한 예우" 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 전 의장은 건국대 동문이자 학교 발전에 기여해 학교 측에서 직접 초빙했다. 사회적 논란 하나로 (이런 대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학생들과는 눈높이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또 "비전임 교원은 징계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지난 3일 건국대는 박 전 의장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석좌교수로 재위촉했다고 밝혔다. 박 전 의장은 지난 2013년 석좌교수로 첫 임용됐으며, 이번 재위촉 후 특강을 중심으로 교수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에 학생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건국대 총학생회·단과대 학생회로 구성된 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는 11일 규탄서를 내고 박 전 의장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 것을 촉구했다.
중운위는 "도덕적,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박 석좌교수의 재임용은 본 제도의 의미를 퇴색시키며 건국대의 위상을 땅에 떨어뜨린다"며 "성추행을 인정한 박 석좌교수에 대한 징계가 상식적으로 당연하지만 학교 측은 징계는 고사하고 재임용 결정을 내렸다"고 규탄했다.
박 전 의장은 지난해 9월 강원 원주시의 한 골프장에서 캐디를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성폭력 치료 강의 40시간 수강을 선고받았다. 이에 불복해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한편 박 전 의장은 2012년에도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돈 봉투를 살포한 혐의' 로 기소됐다. 당시 원심과 항소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특별사면됐고, 2013년 1월 건국대 석좌교수로 임용돼 논란을 빚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