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는 ‘베이징+20 리뷰, 대한민국 여성의 오늘 그리고 내일’
김희정·김정숙·손병옥·신의진 4개 분야 강연
“여성이 정치권력 가지면 그 다음은 고속도로”
“기업들은 중년 여성 제일 싫어해”

 

한국여성단체협의회(이하 ‘여협’)는 6일 오후 국회 대회의실에서 3·8 여성의 날 기념식과 2부 행사로 ‘베이징+20 리뷰, 대한민국 여성의 오늘 그리고 내일’이란 주제로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 김정숙 전 여협 회장, 김형준 명지대 교수,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손병옥 푸르덴셜생명 대표이사 사장(왼쪽부터)이 강연자로 참석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한국여성단체협의회(이하 ‘여협’)는 6일 오후 국회 대회의실에서 3·8 여성의 날 기념식과 2부 행사로 ‘베이징+20 리뷰, 대한민국 여성의 오늘 그리고 내일’이란 주제로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 김정숙 전 여협 회장, 김형준 명지대 교수,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손병옥 푸르덴셜생명 대표이사 사장(왼쪽부터)이 강연자로 참석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3·8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1995년 베이징 세계여성대회 이후 지난 20년을 돌아보고 향후 한국 여성 운동의 나아갈 방향을 진단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이하 ‘여협’)는 6일 오후 국회 대회의실에서 3·8 여성의 날 기념식과 2부 행사로 ‘베이징+20 리뷰, 대한민국 여성의 오늘 그리고 내일’이란 주제의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4개 주제로 나눠 이뤄진 강연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이 여성 정책을, 김정숙 여협 전 회장이 여성과 정치를, 손병옥 푸르덴셜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여성과 경제를, 정신과 전문의인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이 여성과 인권 분야를 맡아 진행했다.

사회를 맡은 김형준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베이징 대회가 있은지 20년이 지났다. 1995년 12개의 행동강령 등 360개 이상의 과제를 선정했고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속도가 느린 것 중의 하나가 인식의 변화”라며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가 한국에 여성 대통령이 있기에 양성평등이 다 이뤄졌다는 생각이다. 이 부분은 지극히 잘못된 시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성평등이 이뤄지면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혜택이 가고, 엄밀하게 공공재의 성격을 갖고 있다”며 “이런 인식의 변화가 없이는 아무리 정책을 시행해도 이뤄질 수 있는 게 없다”고 인식변화를 강조했다.

첫 강연자로 나선 김희정 여가부 장관은 현 여성정책을 다른 나라와 비교하고 나아갈 방안을 짚었다. 여가부가 시행하는 일·가정 양립 정책은 남성이 가정 내 역할을 할 수 있는 남성을 위한 정책이라고 강조, 이밖에 남성육아휴직제도, 워킹맘·워킹대디 지원센터, 가족친화인증기업제도 등을 소개했다.

특히 20대 여성의 입학과 취업 비율이 높지만 대부분 30대 여성은 출산과 육아로 경력단절이 이뤄진다며 “최근 ‘남성가족부가 필요한게 아니냐’, ‘이미 양성평등이 다 됐잖나’, ‘요즘 여자들이 더 무섭다’ 하시는데 그건 사실 착시현상”이라고 말했다.

김정숙 여협 전 회장은 정치에 여성 참여율을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정치·경제적인 힘을 여성들이 어떻게 키울 것인가가 중요하다”며 “장관이 이런 저런 정책을 많이 얘기했지만 정치권력을 여성들이 많이 갖고 있으면 가속화가 붙어서 고속도로를 타는 것과 같다. 제일 빨리 간다. 의사결정 자리에 여성이 사회 곳곳에 많이 가는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프랑스 등 남녀동수를 시행하는 국가들을 소개하며 “투표할 때 여성을 키워주고 여성에 친절한 정당에 투표를 해야한다”며 “그냥 정신없이 투표하면 안 된다. 여성들의 한 표가 세상을 바꾼다는 자신감으로 투표를 할때 정치 효능감이 생기고 이를 위해 NGO들이 다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번째 강연자인 손병옥 푸르덴셜생명 대표이사 사장은 40년 직장 생활 노하우를 비롯해 여성들에게 도전과 끈기를 강조했다. 손 사장은 “여성의 마인드셋도 중요하다”며 열정과 도전의식을 강조했다. 손 사장은 “열정은 습관”이라며 “일하는 엄마들은 시간관리가 중요하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질적인 시간이 되도록 해야하고 무엇보다 포기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 사장은 기업들을 향해선 “다양성을 중시해야 한다”며 “기업들이 중년 여성을 제일 싫어한다. 가장 큰 차별 중 하나가 제 생각엔 나이에 대한 차별이라고 보인다. 나이 차별조차 포용할 수 있는 기업이 돼야한다”고 말했다.  

마지막 강연자인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은 아동과 여성에 대한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운영 경험을 소개하며 아동이든 여성이든 모든 성폭력은 “폭력”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신 의원은 90년대 중반 서울에서 정신과 교수 중 여성이 자신뿐이던 시절 처음 성폭력 치료에 관여한 경험을 소개하며 성폭력에 대한 통합시스템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아동과 여성은 서로 연결돼 있다. 아동 성폭력을 다루면서 아이들 진술 때 엄마들을 빼는데 이유가 딸이 당한 것을 다 들으면 대부분 엄마들이 정신질환이 생기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이 끔찍한 폭력은 여성을 지키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성폭력을 예방하고 처리하고 수사하고 재판 과정에서 얼마나 그 나라가 제도를 갖추고 있냐를 보는게 다른 잣대보다 여성과 아동의 인권 보호 잣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준 교수는 토론회 말미에 “김희정 장관은 ‘희망’, 김정숙 회장은 ‘분노’, 손병옥 사장은 ‘도전’ ‘열정’, 신의진 의원은 ‘아픔’을 얘기했다”며 “오늘 대토론회가 의미를 갖기 위해선 분노만으로 세상 바꿀 수 없다. 열정과 도전을 갖고 참여한다면 희망으로 가득 찰 수 있고 여성이 정말 편하고 여성과 관련된 모든 문제가 사라지는 젠더이퀄리티(양성평등)가 이뤄지는 미래가 올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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