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 시흥시 등 구도심 주택가·골목길 대상
뉴욕시, 셉테드 도입 이후 강력범죄 61.5% 감소
경기도가 구도심 환경을 개선해 범죄를 예방하는 ‘범죄 예방 환경디자인 사업’을 추진한다.
경기도는 올해 평택시와 시흥시의 다세대주택, 원룸 밀집지역 등 2곳을 대상으로 범죄예방 환경디자인인 셉테드(CPTED: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를 적용한다고 2일 밝혔다. 셉테드란 취약한 환경을 개선해 범죄를 예방하는 디자인을 뜻한다.
앞으로 평택시 서정동과 시흥시 정왕동 지역에는 낡은 담장 개선, 골목길 조명 확충, 폐쇄회로 TV(CCTV) 및 비상벨 설치, 휴게시설·소공원 등 주민 커뮤니티 공간 등이 마련될 예정이다. 자연적 감시 기능을 강화해 범죄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주거 환경으로 탈바꿈한다는 것이 경기도의 방침이다.
경기도는 3월에 도비 4억원을 지원하고 해당 지역별로 주민, 경찰서 등 관계 기관 의견 수렴, 환경특성 분석을 통해 기본 설계를 마련해 9월쯤 공사를 착공하고 올해 말까지 준공할 예정이다.
특히 설계 단계부터 공사까지 전 과정에 지역 주민이 참여하고 도에서 추천한 셉테드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사업의 완성도와 효과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도는 지난해 안양시와 고양시의 도시재개발 취소 지역을 대상으로 범죄예방 환경디자인 시범사업을 추진해 안양시는 지난해 12월 완료했다. 고양시는 현재 공사 중으로 3월에 완공할 예정이다.
주명걸 경기도 건축디자인과장은 “도내 구도심 주택밀집지역 등 취약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하고 범죄예방 환경디자인의 확산을 위해 시범사업을 확대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에 따르면 미국, 영국 등 선진국들은 지난 1970년대부터 셉테드를 도입해 실질적인 범죄 예방 효과를 거두고 있다. 미국 코네티컷주 하트포트시는 지난 1973년 주거지 위험도로 진입 차단, 일방통행 유도, 보행자 중심의 도로 폭 조절 등 셉테드를 적용한 후 1년간 강도범죄가 183건에서 120건으로 감소했다.
뉴욕시도 주거단지 진입부 조명 개선, 휴게공간 배치, 영역성 강화를 위한 뒷마당 관리구역 지정, 공용공간 리모델링 등을 내용으로 한 클래슨 포인트 가든 프로젝트(Clason Point Garden)를 추진해 강력범죄가 61.5% 줄어드는 효과를 거뒀다.
영국은 지난 1989년 셉테드 원리에 기반한 ‘SBD(Secured By Design) 인증제도’를 시행했는데, 인증 지역은 전반적으로 범죄 및 불안감이 25~5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