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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출판 지윤미부사장,장선희 삼성화재 이사

여성 영업직에 대한 인식 제고와 21세기 영업 마케팅의 시대에 효

과적으로 대처하려는 취지 아래 마련된 ‘여성영업직’ 연재를 마치

며 여성 영업인들의 정보와 교육의 장으로 자리잡을 ‘마케팅 우먼

즈 클럽(가칭)’ 공동대표이자 영업직 여성으로 고위직까지 오른 입

지전적인 인물 지윤미 웅진출판 부사장과 장선희 삼성화재 이사를

공동인터뷰했다.

〈편집자 주〉

-앞으로 영업직이 왜 중요하다고 보십니까?

지윤미 부사장 : 제가 처음 웅진출판에 입사했을 80년에는 여성이

일을 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기혼여성에 취업

경력이 없는 주부의 경우 영업직 외에는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이

거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영업직도 남자들이 거의 대부분이었지요.

일을 하며 깨닫게 된 사실은 사람 사는 모든 일에 영업 마인드가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영업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기

술입니다. 이런 정신은 물건을 파는 세일즈맨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

니라 병을 고치는 의사에게도,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에게도 필요한

것이지요. 영업은 바로 그런 능력을 실습하는 것이라 봅니다.

인력관리도 넓게 보면 영업에 속하는 것입니다. 직접 고객을 상대하

지 않는다하더라도 말단 세일즈맨이 잘 팔 수 있으려면 영업력을 갖

춘 관리가 필요하지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얻고 다른 사람의 능력

까지 보태서 쓸 수 있는 것, 그것이 관리능력이라면 영업력은 이

젠 모든 일의 성패를 가릴 수 있는 열쇠라고 생각해요 앞으로의 사

회는 생산력보다 영업력이 더 중요한 사회가 될 것입니다.

장선희 이사 : 최고 경영자의 가장 중요한 능력은 부하 직원들을

잘 따라오게 만드는 능력입니다. 그것이 바로 지윤미 부사장이 말씀

하신 영업력이지요. 이제껏 우리는 사무직과 영업직을 구분하여 영

업직은 아무 것도 안됐을 때 선택하는 것이라고들 믿고 있지만, 이

는 커다란 착오입니다.

언젠가 저는 성공한 사람들의 성격을 분석해 본 적이 있었는데, 영

업으로든 관리자로 성공했든 사람 사이의 친화력이 가장 중요한 요

인이었습니다. 이 사실은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만 그것

이 영업 마인드라고는 생각하질 않지요. 처음 영업인으로 삼성화재

에 입사 하여 이사의 자리에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영업에 대해

부끄러워 하지 않고, 스스로의 마음 가짐을 고치고 일을 했기 때문

이라 확신합니다.

품질의 차이가 회사의 운명을 좌우하던 때는 지났습니다. 비슷한

성능의 제품을 누가 더 잘 파느냐가 기업의 사활을 결정하지요. 이

런 추세에서 영업만큼 중요한 것이 또 있겠습니까?

-하지만 아직까지는 영업직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습니다. 이를 해

소하기 위해 가지고 계신 생각이 있습니까?

장 이사 : 그렇습니다.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1,2년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 전반적인 인식이 바뀌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대로된 영업기술

을 가르칠 수 있는 교육기관, 혹은 교과 과정이 필요합니다. 말로만

영업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떠드는 것이 아니라 왜 필요하고 어떤 장

점이 있는지 체계적으로 가르쳐야 합니다.

지 부사장 : 점점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희박해지고, 이제 직장보다

는 직업이 중요한 시대가 되고 있습니다. 이제 직업관도 일이 어떠

냐 하는 생각보다 어떤 마음으로 그 일을 하느냐로 바뀌어야 한다

고 생각합니다.

흔히들 극심한 취업난의 타개책으로 전문직을 이야기하지만, 그렇

게 성공할 수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문 것이 현실입니다. 직업에 대

한 환상을 깨고, 누구나 하고 싶어하는 일보다 다들 꺼려하기 때문

에 더 빨리 성공할 수 있는 길을 찾았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21세기에 여성과 영업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지 부사장 : 여성이라고 해서 특별히 영업에 유리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떤 자세로 일을 하느냐가 중요하지요. 물론 여성 특유의

부드러움과 친화력은 분명 이점이 있지만, 그것만 가지고는 승부할

수 없지요. 영업력으로 정보도 확보하고 인간관계도 쌓아가야 합니

다. 생산은 기계가 할 수 있지만, 영업은 기계가 대신할 수 없습니

다. 그래서 미래 사회에는 영업력을 갖춘 인재를 가장 필요로 할

것이라 전망합니다.

장 이사 : 사실 일반 기업에서 여성의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높

은 자리까지 올라가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영업은 노력한만큼

경제적인 대가도 주어지고, 일반 사무직보다 승진할 수 있는 기회도

훨씬 많습니다. 기업도 지식보다는 풍부한 사회경험이나 EQ와 같

은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면접이 합격을 좌우하는 추세가 아닙니

까? 여성도 이젠 자신있게 자신의 능력을 광고하고 팔아야 합니다.

이는 시대의 요청입니다.

-마케팅 우먼즈 클럽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해 주시지요.

장 이사 : 일을 하면서 영업직 여성들이 모여 정보도 교환하고 처우

개선을 위한 모임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사실 남자

들의 경우 얼마나 많은 모임들을 통해 인맥을 쌓고 정보도 교환하

고 그럽니까?

아직은 준비 중이지만 영업직 여성들을 위한 ‘마케팅 우먼즈 클

럽’을 조직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여성신문〉이 먼저

사람들을 모으고 모임의 필요성을 널리 알리는 등 준비작업을 해왔

지만, 이제 우리 현장에서 뛰고 있는 여성 영업인들이 후배를 위해

그리고 우리 자신들을 위해 노력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지 부사장 : 우리나라가 여성의 고급유휴능력을 잘만 활용한다면

지금과 같은 경제난도 쉽게 극복할 수 있을 겁니다. 이제 그런 노력

들을 마케팅 우먼즈 클럽을 통해 실현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

다. 선배들이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후배에게 알려주고, 좀더 생산적

인 영업을 위한 전략과 정보들을 이곳에서 나누게 됩니다. 아직은

준비가 더 필요한 단계지만, 이런 노력들이 쌓여 영업에 대한 인식

도 바뀌고, 많은 여성들이 영업 마인드를 배우게되면 이런 의식의

변화가 확대 재생산되리라는 희망을 갖습니다.

최이 부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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