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대의원 50%로 치른 첫 당 선거
계파·계보 적은 재외 국민의 지지율 1위
“약자가 만들어준 특별한 5등”

 

유승희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이 2.8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직으로 지도부에 입성했다. 유 최고위원은 “약자층의 표로 만들어진 5등이라 1등보다 값진 특별한 의미”라고 말했다. ⓒ뉴시스·여성신문
유승희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이 2.8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직으로 지도부에 입성했다. 유 최고위원은 “약자층의 표로 만들어진 5등이라 1등보다 값진 특별한 의미”라고 말했다. ⓒ뉴시스·여성신문

유승희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이 지난 2·8 전당대회에서 8명 중 5위로 선출직 최고위원이 됐다. 유 최고위원 스스로는 “가장 취약한 지역과 약자층의 표에 의해 만들어진 5등이라 1등보다 값진 특별한 의미”라고 말했고, 유 최고위원의 한 측근은 “자력으로 당선됐다는 점에서 기적”이라고 말했다.

유 최고위원은 조직과 계파 없이 선거운동에 임했고 “낙엽을 줍듯 한 표 한 표를 모아서 당선됐다”고 말했다. 이번 전당대회는 여성 대의원 50%가 참여한 첫 당내 선거지만 여성 후보에 대한 특례 조항이 없어 유 후보가 떨어졌을 경우 당 지도부에 여성은 없었다.

이번 최고위원 선거에서 1위는 주승용(16.29%) 후보였으며, 2위 정청래(14.74%), 3위 전병헌(14.33%), 4위 오영식(12.49%), 5위가 유승희(11.31%) 후보였다. 박우섭(10.665), 문병호(10.50%), 이목희(9.67%) 후보는 5위 안에 들지 못해 지도부가 되지 못했다.

선거 결과만 보자면 꼴찌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무엇보다 재외 국민이 참여한 대의원 이메일 투표에서 유 최고위원은 총 500표 중 112표를 얻어 압도적인 1위로 지지를 받았다. 지역 중심의 계파에서 자유로울수록 유 최고위원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선거 중반부터 지역 여성 당원 및 기초·광역 여성 의원들이 충청북도부터 제주도까지 14개 지역에서 릴레이 지지 선언을 하는 등 열성적으로 지역 홍보에 나선 것도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그 결과 대의원 여론조사에서 한때 유 최고위원의 지지율이 1위로 나오기도 했다. 전당대회가 가까워질수록 유 최고위원과 인천 남구청장이었던 박우섭 후보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이번 최고위원 선거는 2월 8일 전당대회 전 실시되는 권리당원 ARS투표(30%), 국민여론조사(15%), 당원여론조사(10%)와 현장 대의원 투표(45%) 결과를 합산해 순위를 정했다. 이 비율은 상당한 의미를 갖고 있다. 보통 국민·당원여론조사는 당을 떠나 전반적인 인지도와 민심을 나타내는 것으로, 권리당원과 대의원 조사는 당심을 나타내는 척도로 쓰인다. 당내 조직과 기반이 잘 닦여 있는 후보일수록 권리당원, 대의원 조사 비율이 높길 바라는 이유다.

선거 결과를 보면 유 최고위원은 선거 전 진행된 권리당원 ARS 투표에서 4위, 국민여론조사에서 5위, 당원여론조사에서 7위를 했으며, 현장 투표로 진행된 대의원 투표에서 7위를 했다. 막상 전당대회 당일 뚜껑을 열어보니 대의원들은 박우섭 후보를 1위(16.24%)로, 주승용(15.98%), 오영식(15.16%), 전병헌(11.66%), 이목희(10.57%), 문병호(10.36%), 유승희(10.35%) 후보 순으로 지지했다. 현장 투표는 선거 직전 계파별 내려진 오더는 물론 반작용으로 박 후보가 기초단체장 출신인 만큼 단체장 조직력이 드러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유 최고위원은 당 지도부 입성에 대해 “유일한 여성으로서 남성 중심의 패권적이고 계파에 줄서는 정치를 단호하게 끊어내겠다”며 “오로지 여성과 당원 그리고 약자에게 줄서는 최고위원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권향엽 중앙당 여성국장은 “유승희 후보는 전국적으로 특정 계파나 계보, 전국 조직망을 기반으로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모든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성별영향평가 분석을 하도록 의무화돼 있다. 입법이나 당내 대의 기능, 여성대표성에 있어 구색 맞추기가 아닌 성인지적 관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의원도 기존 여성 비율 30%에서 50%로 의무화한 첫 선거이기에 대의원들이 좀 더 소명 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인식의 변화가 바로 하루아침에 되는 것은 아니지만 표의 책임성에 대해 여성 대의원들이 확고하게 인지한다면 여성 후보 입장에서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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