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조사 분석결과 한국 교사 10명 중 4명이 ⓒflickr.com
설문조사 분석결과 한국 교사 10명 중 4명이 ⓒflickr.com

교사가 된 것을 후회하는 국내교사 비율이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OECD의 '2013년 교수·학습 국제 조사'를 바탕으로 34개 회원국의 중학교 교사 10만 5,000여 명을 분석했다. 그 결과 한국 교사가 가장 많은 비율(20.1%)로 '교사가 된 것을 후회한다'고 답했다. OECD 평균인 9.5%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다시 직업을 택한다면 교사가 되고 싶지 않다'의 응답자 비율도 36.6%로 나타났다. 이 역시 OECD 평균(22.4%)보다 높은 수치다.

특히 '수업 외 행정업무에 대한 부담이 크고, 아이들 생활지도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응답에도 한국이 OECD 평균보다 높았다.

이성호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는 “한국 교사의 직업 안정성이 높은데도 만족하지 못하는 건 자괴감을 느끼기 때문”이라며 “교사의 권위와 재량이 줄어들고 학부모에게 무시당하는 일이 빚어지면서 가르치는 보람보다 ‘내가 뭘 하고 있나?’ 하는 느낌이 들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 30대 남성 초등학교 교사는 우먼센스를 통해 “교사의 고유 권한에 끼어드는 학부모가 가장 상대하기 어렵다”고 인터뷰했다. 그는 “제가 아는 어떤 선생님은 분노 조절이 안 되는 아이를 강하게 훈계했다가 그 아버지한테 ‘죽여버리겠다’는 말까지 들었다”며 “요즘 교사와 학부모의 관계가 비정상적이라고 느껴진다”고 고백했다.

한국 사회에서 교직은 안정성이 높은 선망의 직종이다. 하지만 정작 교사들은 “그만두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처음 교단에 섰던 설렘은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다.

이에 양정호 교수는 “교육부와 교육청이 교사의 사기를 올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교직에 만족하지 못하는 교사가 정년까지 머물면 학생에게도 안 좋은 만큼 3~10년마다 교사 자격증을 갱신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업 잘하는 교사에게 확실한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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