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등 소비심리 자극하는 ‘덤 마케팅’ 극성
홈쇼핑 ‘추가 구성 상품’에 혹해 과소비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1+1 묶음 상품으로 판매 중인 우유를 살펴보고 있다. 1+1 등 소비심리를 자극하는 ‘덤 마케팅’은 과소비를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1+1 묶음 상품으로 판매 중인 우유를 살펴보고 있다. 1+1 등 소비심리를 자극하는 ‘덤 마케팅’은 과소비를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2년째 회사 근처 오피스텔에서 혼자 사는 이유리(가명·33)씨는 집 근처 편의점에서 간식부터 도시락, 식료품과 욕실용품까지 거의 모든 생활필수품을 구입하고 있다. 집 근처에 대형마트도 없고, 편의점에서 원플러스원(1+1) 또는 투플러스원(2+1)으로 판매하는 묶음 상품을 사면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씨는 “요즘에는 편의점에서 필요한 상품 외에도 묶음 상품이나 행사 상품을 살펴보고 구입하는 습관이 생겼다”며 “원래 가격에 덤까지 얹어 주니 이득을 보는 것 같아서 간혹 필요 없는 제품도 ‘나중에 쓰겠지’라는 생각으로 살 때도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뿐 아니라 편의점에도 ‘1+1’ 또는 ‘2+1’이라고 쓰인 팻말이 흔하다. 제품 한 개 가격에 두개를 주는 묶음 상품은 소비자들의 눈길을 붙잡는다. 하지만 네 집 중 한 집이 1인 가구인 시대에 대용량, 묶음 상품은 공짜 선호 심리를 자극해 과소비를 조장하는 상술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런 ‘덤 마케팅’은 홈쇼핑에서 더욱 노골적이다. 가령, 갈치 11마리를 사면 굴비 10마리를 덤으로 주거나, 파운데이션 2개를 사면 리필 제품 3개와 에센스, 크림과 립스틱, 파우치까지 얹어 주는 식의 이른바 ‘추가 구성’ 상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박희정(가명·36)씨는 “홈쇼핑에서 나온 파운데이션이 색상도 마음에 들고 덤으로 주는 제품이 많아 구입했는데 받아보니 너무 많아 어쩔 수 없이 온라인 장터에 팔았다”며 “어차피 혼자 다 쓰지도 못할 만큼 많은 양을 충동구매한 게 실수였다”고 말했다.

홈쇼핑의 추가 구성 상품을 사은품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그러나 두 단어는 쓰임이 전혀 다르다. 사은품은 소비자에게 혜택을 준다는 의미지만, 추가 구성 상품은 묶음 상품을 뜻하기 때문이다.

기업은 덤 마케팅을 통해 주력 상품에 대한 판매 촉진 효과를 노리거나 재고 상품을 없애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최근에는 ‘덤의 경제’라는 용어까지 등장할 정도로 덤이 소비자의 선택을 이끄는 결정 요인으로까지 부상했다. 잡지 부록으로 나온 유명 브랜드에서 한정판으로 나온 클러치를 얻고 싶어 패션 잡지를 사고, 헬로키티 피규어를 받기 위해 줄을 서서 햄버거를 사는 이들이 늘고 있다. 앞으로 덤 마케팅은 더욱 다양하고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덤 판매, 묶음 판매가 반드시 소비자에게 이익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공짜는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소비자들은 한 개 가격에 더 많은 상품을 얻을 수 있으니 스스로 합리적인 소비를 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며 “덤이 소비심리를 자극하기 때문에 기업에서도 덤 마케팅을 더욱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라면 ‘공짜 마케팅’에 현혹되지 말고 ‘기업들이 왜 더 줄까?’ ‘진짜 필요한 걸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한 번 더 생각해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