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 단어가 들어간 전단지나 광고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강력한 마케팅 수단이 된다. 굳이 사지 않아도 될 물건을 구매하게 되거나 원래 가격의 50%라는 생각에 세일 가격이 예산보다 비싸더라도 사는 경우를 종종 본다. 세일이 소비자에게만 매력적인 것은 아니다. 기업이 세일을 통해 폐기처분해야 할 물품 비용을 들이지 않고, 저렴한 값으로 팔아 많은 판매량을 기록해 수익을 얻는 것을 보면 세일이 소비자뿐만 아니라 기업에도 매력적인 수단이다. 

지난해 필자는 미국 브랜드 의류회사에서 일하면서 세일이란 단어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 의류회사에서 나온 옷들은 일반 한국 중저가 브랜드보다 비싼 편이었다. 보통 여름 원피스 한 장에 10만원이 넘었다. 겨울옷은 그보다 더 비싼 가격이었다.

값이 비싸서인지 평소 매장은 한가했다. 세일 기간만 되면 매장이 꽤 큰 편인데도 매장 입구까지 옷을 구매하려는 손님들이 줄을 섰다. 필자가 일했던 매장은 백화점에서 시즌별로 세일하는 것보다 더 자주 세일을 했다. 세일 기간에 많은 판매량으로 기업 수익이 올라가면 좋지만 빈번한 세일이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지는 생각해 볼 일이다. 

세일이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윈윈이 되지는 않는다. 무분별한 세일은 역효과를 낳는다. 우선 너무 자주 세일을 하는 데다 경쟁사들이 이를 모방할 경우 세일이 될 때까지 구매를 연기하는 촉진민감형 고객들을 창출할 수 있다. 이들은 세일을 안 하는 제품은 사지 않는다. 또 항상 할인된 가격을 제공하는 것은 브랜드 가치를 낮출 수 있다. 한번 낮아진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단기적인 처방으로 무분별한 세일을 진행하므로 브랜드 구축에 효과적인 장기 전략을 세우지 못한다. 세일의 단점을 고려해본다면 세일은 기업이 다시 한 번 생각하고 사용해야 할 전략이다. 근시안적인 시각을 버리고 기업의 먼 미래를 바라봐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