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카이로의 북동부 마을에서 할례 수술을 받다가 사망한 13세 소녀 하이르 알 바타 ⓒEgypt Independent 캡쳐
이집트 카이로의 북동부 마을에서 할례 수술을 받다가 사망한 13세 소녀 하이르 알 바타 ⓒEgypt Independent 캡쳐

이집트에서 여성 할례 수술 도중 13세 소녀를 사망케 한 혐의로 기소된 의사가 2년3월의 징역형을 받았다고 1월 26일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이집트 항소 법원은 1심의 무죄 판결을 뒤엎고 의사 라슬란 파들에게 과실치사 죄목으로 2년, 할례 수술 시행으로 3월형을 내렸다. 이 의사의 병원은 1년 폐쇄 조치됐고 할례 수술을 종용한 소녀의 아버지는 선고유예 3월형을 받았다. 

인권단체들은 이날 판결이 여성 할례를 막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2013년 6월 13일 당시 13세였던 소녀 하이르 알 바타는 카이로에서 할례 수술을 받던 도중 사망했다. 수술을 집도한 의사는 사망한 소녀의 가족에게 돈을 주는 대가로 사실을 알리지 말 것을 종용했으며, 1심 법원은 그에게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한편 이집트에서는 지난 2008년 여성 할례수술이 불법화됐음에도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 

여성 할례는 여성의 성 기능을 통제하기 위해 여성의 성기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이다. 음핵을 절단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나, 성기 외부 전체를 제거하고 소변과 경도가 통과할 만큼 작은 구멍만 남기기도 한다. 소말리아, 이집트 등 아프리카 지역에서 여전히 널리 행해진다. 

할례의 고통은 평생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출산 시 수술 부위가 찢어져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수술 시 제대로 마취가 이뤄지지 않거나 더러운 도구를 사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2007년 이집트 정부 통계에 따르면 97%의 기혼 여성이 이 수술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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