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인영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후보
“2·8 전당대회, 세대교체 마지막 기회”
“계파로서 친노, 연패의 역사 주도”
“여성문제는 실상 인권문제”
경력단절 예방보다 노동의 지속이 더 중요

 

이인영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후보는 여성 정치력 확대는 누구나 공감하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1월 11일 울산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연설하는 모습. ⓒ뉴시스·여성신문
이인영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후보는 여성 정치력 확대는 누구나 공감하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1월 11일 울산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연설하는 모습. ⓒ뉴시스·여성신문

2·8 전당대회로 선출될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는 내년 20대 총선 공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당대표는 싫든 좋든 공천 관련 당원들의 의견을 모으는 구심점이 돼 최종 승인한다. 이에 여성신문이 문재인·이인영·박지원 당대표 후보 3인을 대상으로 여성 정치·정책과 관련해 서면 인터뷰를 요청했다. 답변이 온 순서대로 싣는다.

이인영(51)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후보는 자신이 주장하는 세대교체가 당의 ‘혁신·통합·무기·승리’라고 말했다. 대선이 끝난 지 2년이 지났지만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는 당”에서 세대교체는 반드시 이뤄내야 할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이다. 

486(40대, 80년대 운동권, 60년대 출생) 맏형으로 쉰을 넘겼지만 당의 젊은 피다. 고려대 20대 총학생회장,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초대의장으로 6·10혁명을 주도한 운동권에선 전설 같은 인물이지만 정치권에선 쇄신파다. 화려한 이력 덕분에 정치권에 들어온 뒤 비교적 빠르게 당 지도부에 들었다. 지난 2010년 전당대회에서 전·현직 486 의원들의 추대로 당권에 도전해 최고위원이 된 지 4년 만에 2015년 당대표에 도전하는 것이다. 

이 후보가 최근 후보 연설 때마다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세대교체’다. 여성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도 이번 전당대회에 대해 “물려받은 계파와 지역을 수성하려는 세대에서 도전하는 세대로, 상속자의 정치에서 창업자의 정치로 바뀌어야 한다. 이렇게 당의 주도 세력, 중심 세력을 바꿀 때만이 길이 열린다”고 강조했다. 

문재인·박지원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안 되는 이유에 대해 “결국 두 후보 중 한 분이 된다면 친노의 대표, 또는 비노의 대표라는 딱지를 뗄 수 없다. 결코 당원과 국민이 원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문 후보의 ‘세대교체의 적임자는 자신’이란 발언을 겨냥해 “계파로서의 친노는 지난 연패의 역사를 주도했다”며 “계파 패권주의로 인한 갈등과 분열의 책임도 피할 수 없으며 피하려 해서도 안 된다”고 거침없이 말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와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이기도 한 이 후보는 여성 비정규직 근로자 문제에 대해 관심이 높다. 이 후보는 우리나라 여성 근로 환경에 우려를 나타내며 “여성 노동자의 문제를 노동권으로만 접근하지 말고 평등권, 인권의 문제로 동시에 접근해야 한다. 여성 노동자에 대한 근로환경 악화는 필연적으로 양성평등, 인권문제를 동반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성별 소득격차만 비교해도 남성보다 여성들의 소득수준이 빠른 속도로 악화된다고 덧붙였다. 결국 소득수준은 삶의 질, 건강, 계약관계, 노동환경과도 무관치 않다는 점에서 “여성문제는 실상 인권문제”라고 거듭 강조했다.

정부가 내놓은 경력단절 예방정책에 대해선 “예방 정책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예방 정책이라면 경력이 단절되지 않도록 막아야 하는데 경력이 단절된 여성의 복귀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제 시간이 걸리더라도 근본적이고 획기적인 해결책을 고민해야 한다. ‘경력단절 예방’ 같은 모호한 정책에 얽매이지 말고 ‘노동의 지속’과 같은 미래지향적이고 명확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대표가 된 뒤 당 운영에 있어선 성평등한 기회를 약속했다. 그는 “여성 국회의원이 많아진다고 여성의 권리가 확대된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여성 공천을 확대하는 것은 계속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여성의 정치 참여 통로를 넓히는 것은 이제 누구나 공감하는 방향이다. 당 대표가 된다면 여성 공천을 늘리고 여성을 위한 정책 개발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어린 시절 별명은 ‘넝마주이’이다. 어릴 때 마을에 넝마주이가 나타나면 친구들이 모두 돌멩이를 던졌지만 혼자 감싸다 생긴 별명이라고 한다. 주변에서 뭐라 하든 개의치 않는 “별로 스트레스 받지 않는 성격”때문이라고 했지만 약자에 대한 관심과 공감은 그의 삶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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