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승희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 후보
여성 프리미엄 없는 전당대회의 유일한 여성 후보
퇴보할 뻔한 대의원 여성 비율 50% 유지
“‘싸움닭’ 아닌 ‘백조’ 되고 싶지만 바꿀 게 많아”

 

유승희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 후보가 여성 프리미엄이 없는 이번 2.8 전당대회에서 선출직 여성 최고위원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유승희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 후보가 여성 프리미엄이 없는 이번 2.8 전당대회에서 선출직 여성 최고위원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2·8 전당대회는 우리 당이 성평등을 실현할 진보정당의 가치를 실천하는 기회가 될 겁니다.”

유승희(55)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 후보는 20일 여성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번 전당대회의 의미를 이같이 말했다. 여성 프리미엄이 없는 선거이기에 선출직 여성 최고위원의 의미를 강조한 말이다. 새누리당은 여성 후보가 순위권에 들지 못해도 여성 몫으로 최고위원이 된다. 김을동 최고위원의 경우도 그렇다. 

현재 새정치 당대표 후보 중 여성은 전무하고, 8명 최고위원 후보 중 여성 후보는 유 후보가 유일하다. 그는 “여성 후보가 프리미엄 때문이 아니라 당당하게 승부해 최고위원에 당선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겠다”고 승리를 다짐했다.

이번 전당대회는 여러 가지 면에서 중요하다. 전대 선거인단으로 참여할 대의원 여성 50% 비율을 30% 하향 조정하려다 지켜낸 뒤 치르는 첫 선거이자 총선을 앞두고 비대위 체제에서 치르는 지도부 선출이다. 그는 “대의원 비율 하향 조정을 듣고 전국여성위원장으로 (지도부) 한 분 한 분 만나가면서 설득했다. 방망이를 두드리는 당일에 최고위원회와 당무위원회에 들어가서 이 조항을 설득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이번 전대에 참여하는 여성 대의원 비율은 45.8%다.

여성 대의원 50%가 참여한다고 여성 후보가 당선된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유 후보는 성평등 정당으로 가는 방향이자 진보적 가치이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 슬로건이 ‘한다면 하는 유승희’라며 그만큼 약속과 소신을 강조했다.

“‘싸움닭’이란 별명에 솔직히 불편함이 없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여성 당원의 지위 향상을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싸웠고, 이를 통해 여성 정치인들의 진입 장벽을 허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최고위원이 된다면 저도 아름다운 ‘백조’로 불리고 싶은데 앞으로도 바꾸고 혁신해야 할 일들이 많아서 쉬울 것 같지는 않다”며 “어떻게 보면 옳은 일을 함에 있어 주위의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 있게 해왔음을 방증하는 정치적 훈장이자 영광스러운 칭호”라고 말했다.

유 후보는 최근 전당대회 선거 과정에서 싸늘한 지역 민심은 물론 당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느끼고 있다고 했다. “연세가 많은 원로 당원을 비롯해 다양한 분들은 만났는데 모두가 한결같이 ‘당이 제대로 변해야 한다’ ‘서민과 중산층, 을을 위하던 당은 어디로 갔느냐’는 말씀을 많이 하셨습니다. 계파의 존재를 부정할 것이 아니라 그 존재를 인정하되 생산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논쟁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수권 정당은커녕 당 해체론까지 나오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런 상황일수록 당의 정체성을 확고히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출마 선언에서도 ‘을’을 위한 정당을 전면에 내걸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여성 공천에 있어 여당보다 진보적인 당헌당규를 갖고 있다. 지역구 여성공천 30%를 명시했지만 이 비율을 실제 지킨 적이 없다. 그는 “이미 제도화된 부분을 잘 실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신당 창당 과정에서 아예 사라질 뻔했던 사실을 떠올리면 지금도 아찔하다”고 말했다. 당이 부침을 겪을 때마다 여성 관련 조항들은 퇴보적인 방향으로 논의돼 온 게 현실이다.

유 후보는 “우리 당의 정체성과 노선에 대해 분명히해야 한다”며 “아직 우리 사회에서, 특히 정치영역에서는 상대적으로 약자일 수밖에 없는 여성들에게 참여와 기회의 폭을 넓혀줘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이 세상의 반이고, 여성문제가 그 어떤 이슈보다도 중요합니다. 우리 당이 여성부 창설, 여성 총리 배출, 다선 여성 국회의원을 배출하고, 호주제 폐지를 비롯한 여성정책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킨 정당인 만큼 그 에너지가 내재돼 있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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