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보단 오로지 사람 동향에만 촉각”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가 16일 청와대 문건 배후가 적힌 '수첩 파동'에 대해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수석비서관들은 그냥 앉아있는 일종의 장식물이고 실제로 청와대를 움직이는 것은 이른바 ‘십상시’”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날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그들의 수준이 이번 사건으로 만천하에 공개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수첩 파동은 한 청와대 행정관이 이준석 전 비대위원에게 문건 배후와 관련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의원을 지목하면서 시작됐다.
그는 “청와대가 어떤 사람들에 의해서 실제로 굴러가고 있는지 잘 보여줬다”며 “국정 철학, 방향, 정책이 아니라 오직 사람 동향에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치공학적인 관심사만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파워게임 외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게 아닌가”라며 “우리나라가 이런 사람들에 의해서 굴러가고 있는 게 아닌가”라고 거듭 질타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에서 조직개편을 언급한 데 대해 “인적 쇄신 문제도, 제일 기본적으로 대통령이 자기와 오래했던 3명의 비서관, 이른바 ‘문고리 권력’이라는 사람들을 교체하지 않는 한 전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당내 계파 갈등이 불거지는데 대해선 “수습이 어려울 것”이라며 “수면 아래로 들어갔다가 어떤 계기가 있으면 폭발하고, 임계점을 지나면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본다. 금년 중으로 여든 야든 변혁이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