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감독 꿈꾸는 이들에게 멘토로 다가설 것
미술감독 꿈꾸는 이들에게 멘토로 다가설 것
  • 이소영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5.01.12 16:58
  • 수정 2018-01-16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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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서명혜 미술감독
‘응답하라 1994’ 미술·소품 담당
배고프고 고단했지만 일이 즐거워 버텨

 

서명혜 미술감독은 SBS 괜찮아 사랑이야가 끝난 후 맡은 다른 드라마 작업에 한창이었다. 서 감독은 “미지상을 받게 돼 올해 시작부터 좋은 것같다”며 웃었다.
서명혜 미술감독은 SBS '괜찮아 사랑이야'가 끝난 후 맡은 다른 드라마 작업에 한창이었다. 서 감독은 “미지상을 받게 돼 올해 시작부터 좋은 것같다”며 웃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미술감독의 사무실은 달랐다. 한쪽 벽엔 다양한 인테리어 사진을 출력해 가득 붙여 놓았고, 방문 앞에는 영감을 얻기 위해 보는 잡지책이 빼곡히 정리돼 있었다. 또 다른 공간에는 대형 프린트가 눈에 들어왔다.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그녀가 작업을 위해 얼마나 애쓰고 발품을 팔고 있는지…. 

6일 오전 만난 서명혜(42) 미술감독은 준비하고 있는 드라마 작업이 있어 한창 바쁘다고 했다. 2013년 tvN의 ‘응답하라 1994’에서 미술과 소품을 담당, 다양한 소품들로 시청자들의 향수를 불러 일으켰던 서 감독은 “드라마에 들어가면 밤을 몇 번이고 새우기 때문에 체력을 비축해야 한다”면서 “그래도 미지상을 받아 기운이 난다”고 웃어 보였다.

“미지상을 받게 되서 올해 시작부터 좋은 듯해요. 그동안 제가 걸어온 길도 생각해보게 됐고요.”

대학에서 가구디자인을 전공한 서 감독은 영화 ‘접속’을 시작으로 19년간 이 분야에 발을 담그게 됐다. 그동안 영화 ‘여자정혜’ ‘미술관 옆 동물원’ ‘싸움’ ‘십억‘, 드라마 ‘응답하라 1994’ ‘괜찮아 사랑이야’ 등을 작업했다. “처음에는 ‘다시는 안 한다’고 했지만 마치 마약처럼 매력에 빠져들었어요. 스태프들과 똘똘 뭉쳐 일했던 ‘미술관 옆 동물원’을 가장 재밌게 했던 것 같아요. 그때는 어리고 막내급이었는데 지금은 거의 최고참이 되었네요.(웃음)”

그는 이 일을 계속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했다. 여자가 일하기 힘든 현장인 것은 기본이고 돈을 제때 받지 못한 적도 수두룩했다.

“이쪽 계통에는 ‘배고픈 사람’이 많아요. 저 같은 경우 반 년간 영화를 준비하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는데 엎어지는 일이 허다했어요. 20대 후반 통장 잔고가 2000원이었던 적이 있어요. 2~3일에 한 번씩 오시는 감독님이나 의상실장님들에게 밥을 얻어먹으면서 배고픔을 달랬어요. 부모님께는 안 가게 되더라고요. 일이 즐거워서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영화만 하다 2013년 우연히 tvN ‘이웃집 꽃미남’으로 처음 드라마 일을 하게 됐다. 그는 드라마 현장에 와서 가장 놀라웠던 건, 직위 자체를 인정받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작가나 감독이 미술 쪽 부분까지 큰 관여를 안 하기 때문에 역량을 발휘할 기회가 더 많았다. 특히 ‘응답하라 1994’의 경우 소품도 주인공처럼 나온 드라마다 보니 뿌듯함이 컸다. 

“시청자들이 옥에 티를 골라내주실 때 정말 감사했어요. 그래서 항상 한 번 더 생각하면서 작업을 할 수 있었죠. 1990년대의 자료나 서적이 정말 없더라고요. 못 구할 때가 훨씬 많아서 실제 수작업을 해야 했어요. 당시 쓰레기종량제 봉투가 실시된 해였는데 그때 나온 쓰레기 봉투를 못 구해서 직접 매직으로 그대로 따라 그리기도 했어요.(웃음)”

그는 그동안 힘들었던 시절을 ‘미지상’이라는 상으로 ‘인정’받는 듯해서 기분이 좋다고 했다. 미술감독을 꿈꾸는 이들에게는 멘토 역할을 해 자신의 경험을 전수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제게 조언을 구해오는 친구들을 보면 정말 대단해 보여요.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싶어요. 무엇보다도 저는 현장을 강조하고 싶어요. 학원도 있지만 정말 비싸거든요. 오히려 현장에 와서 몸으로 부딪치면서 기본적으로 필요한 스킬을 익히는 것이 좋을 듯 싶어요. 앞으로 저는 사극을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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