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수영 제주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소장
지방 재취업 현실 맞게 정부 지원해야
노동력 부족, 결국 대안은 여성인력

 

강수영 제주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소장은 “고령화 사회에서 부족한 노동력의 대안은 여성 인력”이라고 말했다. ⓒ강수영 제공
강수영 제주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소장은 “고령화 사회에서 부족한 노동력의 대안은 여성 인력”이라고 말했다. ⓒ강수영 제공

강수영(40) 제주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소장은 직장과 직업을 구분했다. 직장은 계속 바뀌어도 직업은 하나여야 한다는 말이 언뜻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이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재취업을 희망하는 이들이 경력 관리를 제대로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강 소장이 올해 여성신문이 뽑은 ‘미지상(미래를 이끌어갈 여성지도자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는 2006년 32세로 전국 최연소 여성인력개발센터 관장으로 취임한 뒤 2009년 제주여성새로일하기센터를 개소, 연평균 600여 명의 지역 주민에게 새로운 맞춤 일자리를 컨설팅하고 있다. 그는 수상 소식에 “과분하다”며 “여성 후배들에게 롤 모델로 어떤 일과 역할을 해야 할지 더 큰 고민이 생겼다”고 말했다.

특히 2013년 11월부터는 제주지역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소장으로 있으면서 경력단절 여성들의 재취업 컨설팅과 여대생커리어개발센터, 특성화고 취업캠프 강사로 활동하며 여대생들의 경력 관리를 코칭하고 있다.

그는 많은 사람이 재취업을 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자신감 부족”을 꼽았지만 “중장년층의 경우 기업들의 인식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나이가 있는 만큼 구직자 대부분의 기대 임금 수준이 높기 때문이다. 미스 매칭이 되지 않으려면 자신의 경력을 최대한 살리려는 구직자의 노력도 중요하다는 게 그의 말이다. 그는 자신에게 상담을 받고 제주항공우주박물관 관리소장으로 재취업한 1958년생 남성의 예를 들며 “그분이 인생에서 가장 기뻤던 두 번의 순간 중 한 번을 재취업으로 꼽아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일자리희망센터를 찾아오는 이들의 연령대는 40∼60대가 주를 이룬다. 경력이 단절됐거나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 위해 센터를 찾는다. 남성과 여성이 6 대 4의 비율로 남성이 더 많다. 하지만 제주에는 통계에 잡히지 않는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다. 전국에서 무급 가족 종사자가 가장 많다. 귤 밭에서 귤을 따지만 취업자에 잡히지 않는다. 그는 “고령화 사회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노동력 부족이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며 “대안은 여성 인력이다. 경력단절 여성들이 사회에서 충분히 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방 재취업 현실이 녹록지 않다 보니 현장에서 바라본 정책도 아쉽다. 그는 “정부지원금 주 대상 기업이 5인 이상 기업인데 제주는 기업체 4만9500개 기업 중 82%가 5인 미만의 영세기업”이라며 “정부지원제도가 있어도 제주 지역은 해당 사항이 아니다. 제주에 맞게 재편성하거나 탄력적으로 운영이 가능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수영 제주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소장이 여성채용기업 리쿠르팅 행사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강수영 제공
강수영 제주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소장이 여성채용기업 리쿠르팅 행사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강수영 제공

그가 노사발전재단 산하인 제주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소장이 되기까지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젊은 나이에 직원 4명을 이끌고 센터를 이끌면서 주변 인식은 물론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해야 한다는 두려움도 있다. 하지만 그는 “직업상담, 일자리를 찾는 이들을 돕는 일을 하면서 천직이란 확신이 섰다”고 말했다.

여전히 ‘물질’을 하는 해녀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 올해 66세가 되는 그의 어머니는 일주일에 한두 번은 바다로 나간다. 그는 “제주 여성들이 다른 곳보다 개척정신, 도전정신이 강한 것 같다”며 “경제적으로 봐도 집안을 이끄는 살림꾼들이 많은데 제주 여성들은 어릴 적부터 다들 그런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자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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