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번째 후원 음악회… 꾸준한 후원 눈길

 

밀알학교와 배재고 학생들이 지난해 12월 29일 베스트버디스 코리아 후원음악회에서 난타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밀알학교와 배재고 학생들이 지난해 12월 29일 베스트버디스 코리아 '후원음악회'에서 난타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베스트버디스 코리아 제공

“정말 대단합니다. 아이돌이 무대에 올라온 것 같습니다.”

아스퍼거증후군을 가진 최원재(20)씨는 지난해 12월 29일 베스트버디스 코리아의 후원 음악회 사회를 맡았다. 베스트버디스 코리아 앰배서더답게 마이크를 잡고 시종일관 막힘없이 진행한 것도 모자라 원고에도 없는 애드리브까지 자연스러웠다. 시끌벅적 화기애애한 음악회에 잘 어울리는 사회자였다.

베스트버디스 코리아가 새해를 앞두고 서울 송파구 장지동 아이코리아 평생교육원 대강당에서 개최한 다섯 번째 후원 음악회에서다. 활동 슬로건인 ‘우정에는 장애물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는 자리로 지난 1년 동안 활동한 학생들과 학부모, 학교장, 후원자들까지 340여 명이 모였다. 베스트버디스 코리아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또래 학생이 일대일 짝꿍이 돼 교류하며 활동하는 국제 봉사단체다.

 

베스트버디스 코리아 봉사상을 수여한 26명의 학생들. ⓒ베스트버디스 코리아 제공
베스트버디스 코리아 봉사상을 수여한 26명의 학생들. ⓒ베스트버디스 코리아 제공
공연 전 지난 2년 동안 90% 이상 적극적으로 참여한 학생들에게 베스트버디스 코리아 봉사상을 수여했다. 경기고 남윤형(2학년)·정태윤(2학년), 대원외고 장민제(2학년)·박나현(2학년)·이종운(2학년), 서울국제학교 조효진(11학년)·김낙연(11학년)·송용원(11학년), 잠신고 박기문(2학년)·김승민(2학년), 정신여고 배세진(2학년)·서지연(2학년) 학생 등 26명이다.

이어 동아리별로 학생들이 ‘위풍당당행진곡’ ‘아리랑’ ‘라데츠키 행진곡’ ‘미남이다’ ‘챔피언’ ‘강남스타일’ 음악에 맞춰 공연을 선보였다. 조용한 분위기의 음악회를 예상했다면 오산. 공연자뿐만 아니라 관중석에서 흥분한 아이들이 여기저기 고성을 질렀지만 누구 하나 개의치 않았다.

베스트버디(Best Buddies) 이름 그대로 최고의 친구를 만들어 가는 게 목적이다. 5년 전 1개 팀으로 시작해 지금은 9개 팀으로 늘었다. 현재 경기고, 대원외고, 단대부고 졸업생, 밀알학교, 배재고, 서울국제학교, 서울예술고, 서울정애학교, 성남혜은학교, 성장학교별, 잠신고, 정신여자고, 중앙고(거제), 한국육영학교 등 14개 중·고등학교와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 학생까지 300여 명이 9개 동아리에서 활동한다.

얼핏 일반 학생이 장애인 학생을 도와주는 것으로만 생각할 수 있지만 비장애인 학생들의 변화도 커 보인다. 아이코리아 관계자는 “처음에는 봉사활동을 해야 하니까 점수 때문에 참여한 이들도 있겠지만 같이 활동하고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고 하더라. 학교 졸업 후까지 계속 인연을 이어가는 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비영리 공익법인 아이코리아 김태련 회장이 ⓒ베스트버디스 코리아 제공
비영리 공익법인 아이코리아 김태련 회장이 ⓒ베스트버디스 코리아 제공
베스트버디스 코리아는 2011년과 2013년에 이어 2014년도 국제 베스트버디스로부터 3년 연속 ‘아웃스탠딩상’을 수상했다. 아이들의 눈에 띄는 변화는 물론 뒤에서 물심양면 후원을 아끼지 않은 이들 덕분이기도 하다. 미국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서 80명의 여성이 만든 여성 자원봉사 단체인 소롭티미스트의 한양클럽이 매년 지원하고 있으며 아웃도어 ‘노스페이스’를 수입하는 영원무역이 학생 전원에게 가방을 보내주는 등 꾸준히 관심을 이어가고 있다.

1989년 미국에서 시작된 베스트버디스는 현재 전 세계 52개국에서 시행되고 있으며 한국은 아이코리아가 2010년 베스트버디스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47번째로 가입했다. 아이코리아는 영유아 교육 발전과 장애 아동 치료와 교육사업, 평생교육 등을 해온 비영리 공익법인이다.

김태련 아이코리아 회장은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돈독한 친구가 되는 게 하루이틀 만나서 되지 않듯 대부분 2~3년씩 계속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며 “서로 다르다는 걸 인정하고 이해하면서 수정할 것이 있다면 서로 수정해 나갈 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우리 사회에서 진정한 의미로 통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