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CEO 버지니아 로메티 회장

 

102년의 전통과 전 세계 46만6995명의 직원을 거느린  연수익 160억 달러(약 160조원)인 IBM의 연봉 1400만 달러(140억원 정도)를 받는 최고경영자(CEO)이자 회장인 버지니아 로메티(57)는 시카고의 저명한 사립대학교인 노스웨스턴대에서 컴퓨터공학과 전기공학을 전공했다.

그녀의 리더십은 과학기술 분야의 많은 여성들에게 롤 모델이 되고 있다. 8년 동안 ‘포천’지가 로메티를 50대 강력한 여성 사업가로 선정했고 2012년에는 1위로 지명했다. 2014년 ‘포브스’는 세계의 100대 강력한 여성 중 10위로 지목했다. 로메티는 명실상부 전 세계 대기업 중 최고의 성취자로 위치를 굳히고 있다.

로메티의 리더십 스타일은 첫째, 많은 여성 사업가와 마찬가지로 모험을 무릅쓰는 용기가 있다는 것이다. 성장을 위해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도전을 정면돌파하는 것이다. 둘째, 50만 명에 가까운 직원이 뭉칠 수 있는 장기적 비전을 제시하고, 보다 높은 목표와 공동의 목적을 향해 일하도록 한다. 셋째로, 말보다는 행동으로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 로메티는 남편 없이 혼자 아이들을 키우면서도 야간에 학교를 다니고 근면하게 일하는 강인한 생활력의 어머니를 보고 리더십을 배웠다고 한다. IBM의 수입이 줄었을 때는 상여금을 받기를 거부해 말보다 행동으로 회사에 대한 헌신을 표현했다. 사람들이 “별 수 없다, 이 방법밖에 없다”고 말할 때도, 그녀는 포기하지 않고 “언제든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믿음으로 방법을 찾는 등 실천에 옮겼다.

로메티는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는 제너럴모터서에서 애플리케이션과 시스템 개발을 하다가 24세 되던 1981년 IBM의 디트로이트 회사에 시스템 엔지니어로 입사했다. 10년 후인 1991년에 IBM 자문단 일원으로 일하면서 사업서비스가 이윤이 높은 것에 착안한 프라이스워터하우스코아퍼즈라는 대규모 자문회사를 35억 달러(3조5000억원 정도)에 구매할 것을 주장해 성공적인 합병을 이뤄내는 데 역할을 했다. 전 세계에 10만 명 이상의 사업자문 및 서비스 전문가의 팀을 창출한 전문직 역사에 대규모 합병이었다.  글로벌서비스 부장, 글로벌보험 및 재정서비스 부문 부장을 지내고, 2005년 글로벌 사업서비스 부사장으로 선출된 후 전문직 업계에서 리더십을 인정받아 경영자문회사협회가 주는 2006년 칼슬로안상을 받았다.  2009년에  글로벌영업유통  담당부사장으로 승진했고 2010년에는 유통마케팅전략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전 세계 170개 글로벌 마켓의 영업실적에 대한 책임을 졌고,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에 신속히 확장해 들어가는 데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회사를 클라우드 전산과 분석적 사업으로 이끌어 성장전략에 이바지한 점이 크게 평가된다.  클라우드 전산은 컴퓨터 프로세싱과 소프트웨어를 서비스로 인터넷을 통해 제공하는 것이다. 로메티는 인공지능을 상업화한 제오파디 게임용 왓슨 컴퓨터를 시판하도록 했고, 이 컴퓨터는 2011년 인간 제오파티 챔피언을 꺾어 화제가 됐다. 현재는 몇몇 업계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로 개발되고 있다.

2011년 10월 25일 IBM은 샘 파미사노가 대표이사직을 그만두고 회장직을 유지하는 대신 로메티가 새로운 IBM의 대표이사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샘 파미사노는 “그녀는 순전히 자신의 능력으로 자격이 있어 된 것이며, 진보적인 사회정책 때문에 여성을 임명한 것은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그가 2012년 말 은퇴함에 따라 로메티는 2012년 10월 1일 이사회장의 자리까지 맡게 됐다. 입사한 지 31년 만에 능력을 인정받아 대표이사 회장이 된 것이다. 

2014년 그녀의 리더십 아래 IBM은 적자를 내고 있는 서비스, 서버 및 반도체 분야를 정리하여 70억 달러(약 70조원)의 수입을 창출했다. 그 다음에는 애플과의 새로운 파트너십으로 IBM의 대규모 데이터 및 분석을 iOS를 위해 최적화했고, SAP와의 연계를 확장해 IBM의 플랫폼에 그 앱을 실행하기도 했다. 2013년에는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인 싱크아카데미를 야심차게 출범시키기도 했다.

로메티는 아날로그적인 면도 있어 전 세계 IBM 직원들에게 신용카드 크기의 카드를 갖고 다니도록 한다. 앞면에는 IBM의 로고와 ‘필수적이 되라’라는 태그라인이 있다. 뒷면에는 세 가지 가치와 아홉 개의 원칙이 쓰여 있다. 가치는 “모든 고객의 성공에 헌신” “중요한 혁신” “신뢰와 개인적 책임”이며 원칙에는 “쉬지 말고 회사와 자신을 재발명하자”와 “뭉쳐서 지금 해내자” 같은 것들이다.

이전처럼 기계를 팔기보다는 수익성이 높은 서비스를 파는 데 집중하는 로메티가 대표이사 회장으로 성공할 것인지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도 많다.  특히 그 서비스가 보다 높은 수준의 전문가에 비해 질이 떨어지고 점점 이윤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수준 높은 기술 노동자들을 저평가하고 인도같이 임금이 낮은 곳으로 노동을 옮겨 이윤을 추구하며 연구개발(R&D)을 삭감함으로써 혁신과 창조성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고 한다. 또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등 서비스에 실망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러나 로메티는 건강하고 성공적인 ‘변혁’을 일으키는 것이 자신의 임무라 생각하며 마라톤처럼 지구력 있게 생각하고 보다 높은 가치를 향해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사회활동으로서는 모교인 노스웨스턴대 이사이며, 슬로안케터링 기념 암센터 이사이고, 남미 보존위원회의 위원이고, 컬럼비아 상과대의 데밍컵스위원회 위원이기도 하다.  2014년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의 세 번째 여성 회원이 됐다. 외교통상위원회 위원, 대통령 직속 수출위원회 위원이다. 여성임원쿼터제에 큰 관심을 갖고 기술여성위원회와 여성리더십 위원회에서 보다 많은 여성 인재가 미국 대기업의 임원으로 진출하도록 앞장서고 있다.

그녀는 체력을 유지하고 회사를 잘 운영하기 위해 매일 새벽 1시간 동안 웨이트 트레이닝을 받는다. 바암석유회사의 최대 주주인 마크 안토니 로메티와 결혼했으며 자녀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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