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연애’ ‘노인폄하’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
발언마다 직격탄… 교육엔 무한 애정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인 설훈(60)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대정부 쓴소리를 했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서면보고 방식을 바꾸고, 비선 논란에 인사방식을 문제삼았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인 설훈(60)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대정부 쓴소리를 했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서면보고' 방식을 바꾸고, 비선 논란에 '인사방식'을 문제삼았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인 설훈(60)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입담이 거침없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발언은 야당 중진 인사라 해도 입조심을 하는 분위기지만 설 의원은 대정부 정치에서는 투사다.

대표적인 동교동계 인사로 유신 시절 대학에서 제적된 뒤 24세 때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구속, 27세 때는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1985년 김대중 총재 비서로 정치 활동을 시작해 총재 보좌관까지 김 전 대통령의 측근 중의 측근으로 3선 국회의원이다.

투사라 해도 올 한 해 특히 세간의 구설에 자주 오르내렸다. 국정감사 전 여야 간 세월호특별법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과 관련해 “대통령이 연애했다는 얘기는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여성 비하 논란을 한몸에 받았다. 새누리당은 즉각 윤리위에 제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는 여성신문과 만나 “대통령의 7시간을 해결하면 세월호가 쉽게 풀린다고 생각한다. 세월호 문제를 풀지 못하는 가시 같은 부분”이라며 “세상에 ‘대통령 연애’ 식으로 파다하게 퍼져 있었지만 그건 거짓말이다. 세월호를 푸는 하나의 고리이기 때문에 풀어줘야 한다”고 발언 이유를 설명했다.

당시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김기춘 비서실장 명의의 공문을 세월호 참사 당일 청와대에 머무르며 서면과 유선으로 보고받았다고 밝힌 데 대해 국정 운영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서면보고는 그 자리에서 바로 보지 않으면 쌓인다.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 급박한 상황이 넘어가게 되는 수가 있다”고 말했다. 정작 그가 하고 싶었던 말은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관한 것이었다. 

대통령에 대한 쓴소리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 8일 M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의 과거 측근이었던 정윤회씨가 여전히 비선 실세란 청와대 문건이 나오자 국정 운영을 전면적으로 바꿀 것을 촉구했다. 특히 박 대통령을 향해 “이번 기회에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돌아보지 않으면 참 안 좋은 결과까지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비선 실세 논란까지 나온 상황에서 설 의원의 발언은 직격탄이었다.

거침없는 성격은 국회 회의장에서도 드러났다. 교문위의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전 체육국장의 좌천 과정에서 정윤회씨의 딸과 관련된 의혹이 나오자 “정윤회씨 부부의 상황이 아니었으면 이렇게 될 수가 없다”고 인사 개입설을 주장, 정씨와 박지만 EG 회장의 갈등설에 대해선 “박 대통령이 가장 잘못하고 있는 부분이 인사문제”라며 “소위 수첩문제부터 인사가 왜 이렇게 실패했느냐 보면 이게 측근들이 관련돼 있다”고 질타했다.

문체부 국장이 국회 교문위 회의에서 차관에게 ‘여야 싸움으로 몰고 가야 한다’는 메모를 전달한 사실이 드러나자 “정신 나간 인간들이냐. 미친 짓”이라고 호통을 치기도 했다. 국감에선 윤종승(예명 자니 윤·79) 한국관광공사 상임감사에게 “쉬셔야지 왜 일하려고 하나?”라고 말해 노인 폄하 논란까지 특유의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표현은 계속되고 있다.

그는 대정부 정치에선 송곳 같지만 교육문제만은 애정이 가득하다.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문화, 체육, 관광 모두 교육이란 틀 안에서 성장하고 가꿔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15대 국회의원 때부터 교육위원회를 중심으로 활동, 16대 때는 교육위원회 간사,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해 17대 총선에는 불출마했지만 19대 때 당선된 후 교문위원회 수장을 맡고 있다.

그는 지난 4일 새정치연합 수능 대책특위 출범식에서 첫아이가 수능을 봤다고 밝히며 “수학 문제 하나를 틀려서 잘했다고 했더니 1등급이 아니더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수능 시스템이 문제가 있어도 단단히 문제가 있다는 의미다. 그는 “내년 수능에서는 적어도 확실한 대안과 정확한 해법이 나올 것”이라고 학부모이자 국회의원으로서 의지를 다졌다.

정치판에선 입바른 소리로 각종 비난을 달고 다니지만 본인은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표정이 편안해 보인다는 말에 “굉장한 낙관주의자”라고 대꾸했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아픔이 있다. 1992년 교통사고로 딸을 잃었다. 딸을 보낸 지 10년 후 새로 태어난 딸은 현재 열두 살이다. 그는 “셋째가 딸인데 집안의 보배다. 딸이라고 했을 때 ‘만세’라고 했다”며 두 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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