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혜 “정치꾼 아닌 직업 정치인 되고 싶다”
정은혜 “정치꾼 아닌 직업 정치인 되고 싶다”
  • 엄수아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8.01.18 16:50
  • 수정 2018-01-18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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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은혜 새정치민주연합 청년위원
“정책은 한 사람 인생 바꿀 수 있다”
미혼모 쉼터 운영하는 부모님 영향받아 정치·사회 관심 갖게 돼

 

정은혜(31) 새정치민주연합 청년위원은 여성신문과 만나 정치꾼이 아닌 직업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정은혜(31) 새정치민주연합 청년위원은 여성신문과 만나 정치꾼이 아닌 직업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정은혜(31) 새정치민주연합 청년위원은 20대를 얼굴 없는 청년 당원으로 보냈다고 했다. 선거 때 자원봉사자로 거리에서 율동하고, 선거사무소 청소나 손님용 커피를 내오는 이들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등에 기호를 달고 선거운동을 하는 그 모든 것이 재밌었고 누군가는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여전히 젊은 청년인 그는 이 과정들을 겪었기에 정치를 ‘업’으로 삼을 수 있다고 했다. 

정 위원은 직업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정치꾼이란 얘기는 많이 하는데 우리나라에는 직업 정치인, 정당인이 없는 것 같다”며 “저는 어린 시절부터 교육받고 정치인으로 성장하는 그런 직업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전 중앙당 부대변인, 당 여성리더십센터 부소장을 맡았고 현재 청년위원이자, 당 외곽에 있는 ‘다음 세상을 준비하는 다른 청년정치연구소(다준다 청년정치연구소)’의 부소장이다.

그는 고등학생 때부터 정치를 하고 싶었다고 한다. 2012년 400명이 신청해 4명 뽑힌, 100대 1 경쟁률을 뚫고 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 후보가 된 게 얼굴을 알린 계기였다. 하지만 이미 당 생활은 10년 차. 그는 2004년 열린우리당 총선 때부터 여러 차례 선거캠프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당의 청년활동을 했다.

여야가 19대 총선 전 내세운 청년 비례대표는 ‘선거용 이벤트가 아니었나’란 지적에 “이벤트 맞다”고 말했다. 중요한 건 이벤트 후라고 덧붙였다. 자신을 비롯해 4명 비례대표 후보 중 2명이 국회의원이 됐지만 수많은 청년 당원들은 여전히 얼굴 없이 일하고 있고 또 당의 큰 관심이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청년 대표로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된 김광진·장하나 의원에 대한 아쉬움도 나타냈다. 국회의원이 된 후 청년 목소리를 대변할 만큼 당 구조가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당내 청년들의 목소리를 낼 하나의 창구가 됐어야 하는데 그 역할이 되지 않았다”며 “두 의원의 책임이라고만 할 수 없는 게 당 전반적인 구조에 문제가 있어서다. 젊은이들을 선거 때 얼굴마담으로 내세우기만 했다”고 말했다.

그가 속한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쓴소리도 거침없었다. 새누리당과 달리 당직 시스템이 없는 점을 예로 들었다. “새누리당은 공채 시스템이라 당직자들이 프로페셔널하고 전문 직업 정당인들이에요. 하지만 우리는 60년 야당이라고 하는데 당직자 채용 공채는 딱 두 번 했어요. 다들 밖에서 운동하다 들어오거나 통합 과정에서 저쪽에서 몇 명, 이쪽에서 몇 명 이렇게 옵니다. 정해진 규칙이 없으니 당직자 사이에서도 혼란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죠.”

새정치민주연합은 매번 좋은 조건에서 선거를 치르는 듯 보였지만 연이어 패했다. 민주정책연구소에서 총선 후 낸 보고서와 대선 후 나온 보고서 내용이 거의 같았다고 한다. 외부 공개 없이 당직자들끼리만 보고선 다들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고. 그는 “총선 실패를 정리했고 학습해서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했어야 했는데 똑같은 실패를 반복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정치가 대안이라고 했다.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목회자인 아버지가 운영하는 미혼모 쉼터를 보면서 정치의 결과물인 정책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다. 그는 “작지만 보육지원, 분유 값 지원이 미혼모들에겐 정말 절실하고 큰 혜택”이라며 “제가 정치를 하는 건 이런 정책을 만들어가고 싶기 때문이다. 정책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 미혼모들을 실제 보면서 느낀 것”이라고 말했다.

서른하나. 그는 정치판에서 젊은 여성이란 점이 아직은 장점이지만 실력이 없으면 곧 밀려날 것이란 불안감도 있다. 특히 여성이기 때문에 누군가 자신을 끌어주지 않을 것이란 두려움도 느끼는 듯했다. 그는 그런 점에서 가끔 남자였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고 했다. “여성은 선거에서 경선을 하면 정말 불리하다. 조직이 없어서 사람을 모으는 데도 한계가 있다”며 “그런 것을 볼 때 남성이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지역위원장에 도전한 같은 당 비례대표 여성 의원들은 줄줄이 경선에서 패배했다. 능력 있는 여성 정치인은 많지만 롤모델로 삼고 싶은 여성 정치인은 없다.  

첫 여성 대통령인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선 “당선 능력에 대해선 인정하지만 대선 공약을 지키지 않는 것을 보면서 존경받는 정치인은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잘라 말했다. 닮고 싶은 여성 정치인의 부재는 차세대 여성 정치인이 처한 현실이기도 하다. 앞만 보고 달려온 20대 때보다 선택의 무게가 더 커진 30대 초반 여성 정치인은 자신을 다독이듯 “제가 그 롤 모델이 되려고요”라며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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