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청와대 인사에 영향력 행사?
청와대, 문건 존재는 인정하나 내용은 부인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실 A 경정이 작성한 감찰보고서 ⓒ세계일보 홈페이지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공직기강비서관실 A 경정이 작성한 감찰보고서 ⓒ세계일보 홈페이지
정부 실세라 불리던 정윤회(59) 씨가 청와대 인사 등 국정에 개입한 내용이 담긴 '동향 감찰 보고서' 문건이 28일 보도됐다. 

세계일보는 이날 박근혜 정부의 실세 의혹을 받아온 정윤회 씨가 청와대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동향 감찰 보고서'를 입수했다며 사진 등을 포함해 보도했다. 이 문건은 A4 용지 2장 분량으로 지난 1월 6일 청와대 공직기강비서실 행정관으로 일했던 A경정이 청와대 재직 중 작성한 것으로 적혀있다. 

이 문건에서 정윤회 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서울 강남의 중식당과 일식당 등에서 매월 2차례 소위 십상시(중국 후한 말 전횡을 일삼은 환관)라 불리는 박 대통령 캠프 핵심 인사들과 만났다고 적혀있다. 이 문건에서 십상시는 이재만 총무비서관과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을 비롯해 박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활동한 보좌관들로 현재 대부분 청와대 비서관이나 행정관을 나타낸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28일 세계일보 보도에 대해 ⓒ뉴시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28일 세계일보 보도에 대해 ⓒ뉴시스
문건은 이어 이 모임에서 김기춘 비서실장의 교체를 추진했다고 전했다. 문건은 "정윤회의 최근 모임에서 언동을 살펴보면 '김기춘 실장은 최병렬이 VIP께 추천하여 비서실장이 되었는데 검찰 다잡기만 끝나면 그만두게 할 예정이다. 시점은 14년 초중순으로 잡고 있으며, 7인회 원로인 김용환도 최근 김기춘을 달갑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정보지 및 일부 언론에서 바람잡기를 할 수 있도록 유포를 지시했다 함"이라고 적었다. 

청와대는 문건 존재는 인정하면서도 사실을 전면 부인,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세계일보의 청와대 관련 보도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며 "보도에 나오는 내용은 시중에 근거없는 풍설을 모은 이른바 찌라시에 불과한 것으로 판단하고 당시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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