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생산량 감산 합의 실패로 국제유가가 급락했다. 원유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는 긍정적인 소식이다. ⓒ뉴시스·여성신문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생산량 감산 합의 실패로 국제유가가 급락했다. 원유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는 긍정적인 소식이다. ⓒ뉴시스·여성신문

석유수출국기구(OPEC·오펙)의 생산량 감산 합의 실패 소식이 전해지며 국제유가가 급락했다. 원유 공급을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 경제에는 긍정적인 소식이다.

12개 산유국으로 구성된 오펙은 27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석유장관회의에서 하루 평균 3000만배럴인 산유량 한도를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베네수엘라 등 일부 오펙 회원국들이 감산을 주장했음에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반대해 합의에 실패했다. 

국제 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 선물은 이날 72.58달러까지 추락했다. 지난 6월 배럴당 112달러를 웃돌았으나 5개월 새 약 35%나 하락했다. 서부 텍사스 산 원유(WTI)는 이날 6.30% 급락하며 배럴당 70달러 선이 붕괴됐다. 4년 만의 최저치다. 

이번 오펙의 감산 합의 실패는 미국을 견제하려는 사우디의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의 셰일 가스 원유 공급으로 국제 유가가 하락했고, 이에 사우디 등은 셰일개발을 눌러야 한다고 판단했으리라는 설명이다. 최근 미국이 사우디를 능가하는 산유국으로 떠오르며 지금껏 세계 원유시장을 장악하던 오펙, 특히 사우디의 입지가 위태로워졌기 때문이다. 

한국은 원유를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므로 원유 수입가격이 낮아지면 투자와 소비가 증가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 기업의 생산비용이 줄면 투자 여력은 더 커진다. 특히 원유 조달에 따른 비용이 많은 기업은 비용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는 제품의 가격을 낮춰 더 많은 소비를 유도하는 경제 선순환으로 이어진다. 

지난달 현대경제연구원은 국제 유가가 10% 하락하면 기업의 투자는 0.02% 늘고, 수출도 1.19%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는 0.68% 증가해 국내총생산(GDP)은 0.27%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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