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배우, 여성 감독, 여성 제작자가 만든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

 

(왼쪽 부터) 영화 ‘카트’의 부지영 감독, 배우 염정아, 문정희.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왼쪽 부터) 영화 ‘카트’의 부지영 감독, 배우 염정아, 문정희.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한국 상업영화 최초로 비정규직 노동 문제를 다룬 영화 ‘카트’(감독 부지영)가 박스오피스 2위에 오르며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1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카트’는 13일 전국 533개관에서 개봉 첫날 관객 10만868명을 동원했다. 35만 8288명을 동원한 ‘인터스텔라’에 이어 박스오피스 2위에 오른 것. 한국 영화 중에서는 1위다. 

‘카트’는 대형마트에서 부당해고를 당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기업을 상대로 투쟁을 벌이는 과정을 그렸다. 배우 염정아, 문정희, 김영애, 천우희, 김강우, 엑소 도경수 등이 열연했다. 영화 속 여성 노동자들은 ‘자매애’를 통해 결속하고, 부당해고를 통보한 기업을 향해 함께 ‘카트’를 민다.

전태일 열사의 44주기인 지난 13일 개봉한 이 영화는 지난 2007년 벌어진 이랜드 홈에버의 투쟁을 배경으로 만들어졌다. 당시 이랜드는 2007년 7월1일 비정규직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계약기간이 끝나지 않은 홈에버의 비정규 근로자 700여 명을 해고했다. 이후 해고노동자들은 서울 상암동 홈에버 월드컵점을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갔고 이후 한국 사회의 노동문제를 대표하는 사태로 자리매김했다.

상업영화이자 노동영화인 ‘카드’는 ‘여성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영화’ 이기도 하다. 염정아, 문정희, 김영애 등 여성 배우들이 여성 노동자들의 현실을 연기했고, 감독인 부지영 감독은 이미 지난 2008년 공효진, 신민아 주연의 여성영화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2008)로 호평을 받았던 여성감독이다. ‘카트’ 제작자 역시 여성 영화인인 심재명 명필름 대표다.  

‘카트’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이야기이자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것이 바로 이 영화가 가진 공감의 힘이다. ‘카트’가 ‘인터스텔라’의 흥행 독주 속에서 얼마나 많은 관객들의 공감을 살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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