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손수조 새누리당 부산사상 당협위원장
“뻔하지 않은 펀(fun)한 정치하고 싶다”
나이 어리다고 '과자나 먹으라' 모욕 듣기도
청년 쓰다 버리는 정치는 안 돼

 

손수조 새누리당 부산사상 당협위원장이 11월3일 여성신문과 만나 청년·여성 정치인을 제대로 키우는 당이 혁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손수조 새누리당 부산사상 당협위원장이 11월3일 여성신문과 만나 청년·여성 정치인을 제대로 키우는 당이 혁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정치인은 지금 우리나라에서 신뢰를 못 받는 직업 중 하나지만 전 정치가 꽃이라고 생각합니다. 활짝 폈으면 좋겠고 재밌고 편하게 다가갔으면 좋겠어요.”

11월 3일 새누리당 여의도 당사에서 활짝 웃는 얼굴의 젊은 여성 정치인 손수조(29·사진) 부산사상 당협위원장을 만났다. 그는 27세에 2012년 총선을 계기로 정치권에 들어와 새누리당 중앙미래세대위원회 위원장,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위원 등을 맡았으며 현재 부산 사상구 당협위원장이다.

2년 전 짧은 커트머리에 빨간 당 점퍼를 입고 부산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손 위원장의 존재는 하나의 신선함이었다. 동시에 도대체 ‘누가’ 그를 모두가 외면하는 정치판으로 불러낸 것인지, 싱그러운 청춘을 왜 정치에 쏟으려 하는지 의심했다. 당시 선거 상대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후보였기에 의심은 더했다. 의도된 계산으로 등장했다 사라질 것이란 추측도 난무했다. 

그는 공천 심사 면접에서 20대의 나이, 화물 트럭을 운전하는 아버지, 보험 설계를 하는 어머니까지 정치적 ‘소수자’이지만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에서 정치 개혁을 해보겠다고 말했고 정홍원 당시 공천심사위원장은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손 위원장은 “돈이랑 조직 없이 보통 사람도 정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면접원들의 눈빛에서 기존 판을 바꿀 사람을 찾고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물론 공천을 받았어도 선거는 쉽지 않았다. 그는 “상대였던 문재인 캠프는 대선 캠프였다. 자금, 사람 등 규모가 대선 캠프급”이라며 “거기에 비해선 전 모든 것이 열세였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좌충우돌 들판에서 넘어지고 까진 혹독한 데뷔 무대였다.

정치판에서 여성·청년이란 위치도 실감했다. 손 위원장은 “우리 정치에 ‘형님 문화’ 같은 게 있다. 내가 10이란 노력을 들이는 걸 남자들이 ‘형님’ 하면서 1의 노력으로 차지할 때 ‘내가 남자였다면’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또 20대란 나이 때문에 여전히 지역 행사에서 ‘과자나 먹으라’는 모욕을 당할 때도 있다고 했다. 그는 “나이가 조금 있었다면 ‘과자 먹으라’는 소리까지는 안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한 적 있다”고 말했다.

그는 능력 있는 여성, 청년을 키우는 당이야말로 혁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페이스북에 ‘청년을 쓰다 버리면 안 된다’고 글을 올린 뒤 당내 비판도 들었지만 그게 진짜 청년들끼리 하는 말이라고 했다. 그는 “정치권에서 청년을 병풍으로 쓰다 버린다는 얘기를 청년들이 한다”며 “아무리 청년 기수들이 정치권에 말을 해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나오는 ‘미생’ 드라마를 만화책부터 다 봤는데 그 안에 ‘기득권은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는 대목이 나온다”며 “모두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 하나에 좌지우지되는 게 아니라 시스템으로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의 청년 정치인들이 좀 더 체계적인 시스템 속에서 안전하게 커 나가길 바라기 때문이다. 그는 “제가 너무 야전에서 그냥 막 좌충우돌한 것 같다”며 “아직 저는 미생이죠” 말하며 웃었다.

그는 앞으로 ‘어떤 손수조’가 되고 싶은가란 질문에 “(처음 정치권에 진입한 때인)27세 손수조를 잃지 않는 손수조”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굉장히 크게 웃고, 표정도 많은 편인데 다들 애 같다고 그렇게 웃지 말고, 뛰지도 말라고 하신다”며 “전 표정 없는 정치인이 싫다. 앞으로도 27세 표정 있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뻔한 정치가 아니라 펀(fun)한 정치”를 하고 싶다며 고향에 가기 위해 KTX를 타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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