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을 내년부터 2000원 인상하는 금연종합대책 예고에 전자담배가 인기다. 서울 도심의 한 전자담배 상점 모습.
담뱃값을 내년부터 2000원 인상하는 '금연종합대책' 예고에 전자담배가 인기다. 서울 도심의 한 전자담배 상점 모습. ⓒ뉴시스·여성신문

정부의 담뱃값(담뱃세) 인상 정책이 추진되면서 전자담배 업계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담배 한 갑당 2000원 정도 인상 소식에 흡연량을 줄일 수 있는 전자담배를 찾는 이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한 전자담배 업체는 최근 3개월 간 매출이 20-30% 가량 꾸준히 성장했다. 특히 정부의 담뱃값 인상 정책 발표 후 한 달 간 매출 성장률은 50%까지 치솟았다.

온라인 판매도 급증하고 있다. G마켓은 담뱃값 인상 발표 후인 지난 9월 전자담배 매출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1161% 증가했다고 밝혔다. 11번가도 전자담배 기기장치류, 금연보조용품 매출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873%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담배를 애용한다는 A씨는 "금연에 거듭 실패하다 마지막 대안으로 전자담배를 골랐다"고 밝혔다. "매일 배터리를 충전하고 전자담배 용액도 보충해야 하니 귀찮을 때가 있다"면서도 "진짜 담배와 거의 차이가 없는데 몸은 더 가뿐해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기기구입으로 인한 초기 비용을 제외하면 전자담배에 드는 비용이 인상 예고된 담뱃값보다 저렴"하다고 말했다. 또 "용기 디자인과 8000여 개 이상의 담배 맛 개발 연구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전자담배 업계의 호황에는 2030세대의 급격한 구매 증가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자담배가 악세서리처럼 여겨지고 파우치, 목걸이 등 관련 디자인 제품까지 등장하면서 대학생 등 젊은층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저렴한 제품은 5-7만원 수준이라 가격 부담도 아주 크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한편 전자담배가 금연에 효과가 없고, 인체에 해롭다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아직 정확한 연구 결과는 없다. 전자 담배가 등장한 지 1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아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규제에 맞게 만들어진 전자담배의 경우 진짜 담배보다 훨씬 무해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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