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등 폐자재에 새 생명 불어넣어
여성이 삶과 결혼에 대한 고민 형상화

 

2014 올해의 여성문화인상 신진여성문화인상 수상한 서희화 작가
2014 올해의 여성문화인상 신진여성문화인상 수상한 서희화 작가

“감사하고 신기하고 얼떨떨했습니다.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생기고, 앞으로 계속 갈 수 있는 힘을 얻었습니다.” 2014 올해의 여성문화인상 신진여성문화인상을 수상한 서희화(40) 작가는 수상으로 “누군가 엉덩이를 토닥토닥해 주는 것 같은 격려를 받았다고 소감을 이야기했다.

시각예술 분야 작가로 왕성한 활동 중인 서 작가는 ‘민화’라는 전통미술을 소재로 관객과 소통하고 있다. 작가는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서민들의 소망에 대해 작업한다”고 자신의 작품 세계에 대해 설명했다.

“민화에는 오래 살고, 복 받고, 부자가 되는 등의 서민들이 소망하는 바가 재미있는 형태로 담겨져 있습니다. 그런 소망들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지요. 저도 그런 것이 저의 미래이고 싶고요. 그래서 과거의 사람과 현재의 사람을 한 공간에 보여 주기 위해 민화를 선택했어요.”

서 작가는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일회용품들, 플라스틱 제품, 휴대폰 케이스, 숟가락, 젓가락 등 쓰이고 버려진 것들을 이용해 작품을 형상화한다. 각자의 용도대로 사용되던 물건들은 서 작가의 손에서 “다른 형태로 변형되고 새롭게 태어나” 관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작가는 2001년 ‘욕망-기복’의 첫 개인전부터 꾸준히 플라스틱 폐자재를 미학의 소통도구로 전환하고 있다. 작품의 주 소재인 폐자재와 스테인리스 같은 소재들이 한국적 색채로 생명이 있는 유기체처럼 만들어져 과거와 현재, 미래의 간극을 새로운 차원으로 승화시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 스테인레스 스틸 생활용기 우레탄 335x96x330cm 2014 ⓒ서희화
신 스테인레스 스틸 생활용기 우레탄 335x96x330cm 2014 ⓒ서희화

30대 후반이었던 2011년 서 작가는 세종문화회관에서 열었던 개인전에서 또래 여성들의 일과 결혼에 대한 고민을 작품에 담아냈다. 작가는 “여성들이 결혼 전에는 성취를 위한 직장 생활을 했다면, 결혼 후 아이를 낳고 나면 가사노동도 많아지고 생계를 위한 직장생활을 한다”며 여성들의 결혼과 관련해 족두리, 비녀, 밥그릇, 수저, 냄비 뚜껑 등을 사용해 작품을 표현했다. 해마다 다른 주제와 소재, 방법으로 자화상을 작업하기도 한다. “거북이나 연꽃 등을 사용해 해마다 다른 자아상을 표현합니다. 현 시점에서 제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해마다 달라지죠.”

군산대학교 예술대학 미술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서 작가는 대학 시절 민화와 환경을 주제로 작업을 하면서 지금의 작품세계를 구축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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