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에서도 최선을 다해 좋은 모습 보여주겠다"

 

"안좋은 조건을 탓하며 쉽게 포기하는 청소년들이 나를 보고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플뢰레 은메달리스트 허준 선수가 청소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허준 선수는 22일 서울 한남동 로러스 펜싱클럽에서 개최된 '허준 선수 은메달 획득 감사의 밤' 행사에서 "1등이 아니더라도 가치를 존중하고 환영하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168cm의 허준 선수보다 작은 펜싱 선수는 세계에서 손으로 꼽을 정도다. 특히 펜싱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플뢰레 종목의 경우 세계적인 선수들의 키는 185~205cm 사이가 가장 많다.

팔다리가 길어야 유리한 펜싱 종목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한 조건의 허준 선수는 남들보다 2~3배 더 열심히 해야 했다. 상대 선수보다 3~4걸음 더 움직여야 했으며, 2~3번 더 찔러야 했다.

허준 선수는 "독한 정신력과 할 수 있다는 믿음, 자신감 덕분에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고 담담히 말했다.

이어 그는 "운동 선수는 가장 멋진 경기를 해야 팬들에게 보답하는 것 같다. 2년 뒤 리우올림픽에서도 한 경기 한경기 최선을 다 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22일 서울 한남동 로러스 펜싱클럽에서 개최된 허준 선수 은메달 획득 감사의 밤 행사에서 허준 선수가 소감을 말하고 있다.
22일 서울 한남동 로러스 펜싱클럽에서 개최된 '허준 선수 은메달 획득 감사의 밤' 행사에서 허준 선수가 소감을 말하고 있다.

시드니올림픽 펜싱 금메달리스트인 로러스 펜싱팀 김영호 총감독은 "내가 대표팀 감독을 할 때 고등학생 허준을 봤다. 키가 작지만 워낙 스피드가 빨라 메달을 딸 것이라 생각했다"며 "내가 운동을 할 때에는 금메달이 아니면 고개를 떨궈야 했다. 허준을 통해 은메달을 따는 선수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서 이런 자리를 다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정규영 로러스 대표이사는 "1등만 강조하는 분위기는 청소년에게 상실감을 준다. 금메달을 못 따더라도 다같이 축하해주는 문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행사 취지를 밝혔다.

한편 이날 미국 펜싱 장비 업체인 '앱솔루트펜싱기어'는 허준 선수를 한국 펜싱 선수 최초로 공식 후원키로 했다.

앱솔루트펜싱기어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허준 선수가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도록 펜싱 도복, 특별 제작된 태극 마스크, 장갑 등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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