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한 이인호 이사장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ㆍ여성신문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한 이인호 이사장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ㆍ여성신문

이인호 KBS 이사장이 자신의 역사관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맹비난에 "제 역사관이 잘못됐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이사장은 22일 KBS에서 열린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의 KBS 국정감사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야당 의원들은 이 이사장의 편향된 역사관을 강하게 비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은 "이인호 교수 개인이 역사관을 갖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이사장이 되기 전까지 의사를 표명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면서도 "공영방송의 이사장이 된 이후에 아주 민감한 역사, 아직도 논쟁이 계속되고 있는 역사에 대해 공개 강연을 하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이사장은 "부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역사강의는 본업에 속한다"고 반박했다.

최 의원이 "이 이사장에게 강연과 이사장직 중 하나를 택하라고 몰아붙이자 이 이사장은 "역사관을 갖지 않은 사람이 이사장이 돼야 한다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개호 의원은 "이 이사장이 다수 공감을 얻을 수 없는 역사적 인식 위에서 공인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비난했다.

이 이사장은 야당의원들의 계속된 공격에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여야간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역사학을 평생 공부한 사람으로서 소신은 지키겠지만 제가 5000명이나 되는 KBS 방송인에게 제 역사관을 강요하거나 주입시킬 방법은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일부 의원들이 이 이사장의 조부 이명세씨의 '친일' 행적을 지적하자 이 이사장은 "제 할아버지의 행적이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침통하고 부끄러운 것이 우리의 삶이었다고 생각하고 그런 의미에서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국정감사는 2004년 이후 10년 만에 여의도 국회의사당이 아닌 지근거리의 KBS 본사 사옥에서 진행됐다.

미방위 여야 간사는 이 이사장의 출석을 위해 국감 장소를 옮기기로 전날 합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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