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단체협의회 주최, 14일 롯데호텔에서 개막
아·태지역 양성평등 위한 여성 역량강화 주제 논의

 

1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는 한국여성단체협의회가 주최하는 제21차 아시아·태평양여성단체 연합 총회 및 국제심포지엄 개막식에서 참가자들이 스카프를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1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는 한국여성단체협의회가 주최하는 제21차 아시아·태평양여성단체 연합 총회 및 국제심포지엄 개막식에서 참가자들이 스카프를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아시아·태평양 지역 여성들이 서울에 모여 아·태 지역의 양성평등과 여성들의 역량강화를 위해 지혜를 모으는 자리가 마련됐다. 1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는 한국여성단체협의회가 주최하는 제21차 아시아·태평양 여성단체(Federation of Asia-Pacific Women’s Associations·FAWA) 연합 총회 및 국제 심포지엄 개막식이 열렸다.

1959년에 설립된 ‘아시아·태평양여성단체연합’은 한국을 포함해 대만, 싱가포르, 일본, 인도네시아, 필리핀, 괌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여성단체들의 연합체로, 2년마다 총회를 개최해 여성들의 결속과 협력을 다지며 여성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서울에서 열리는 이번 총회와 심포지엄에서는 2000년 유엔에서 채택된 새천년개발목표(MDGs)의 종료 시점인 2015년을 앞두고 아·태 지역에서의 새천년개발목표 이행 성과를 점검하고 ‘Post-2015’ 개발의제 설정을 위한 기초를 마련할 예정이다.

개막식에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피지, 몽골, 싱가포르, 인도, 대만, 미국 등 20여 개의 회원국 여성 8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서울총회의 준비위원장인 신경림 국회의원(새누리당)의 개회선언으로 막을 올린 개막식에는 김정숙 FAWA 회장(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을 비롯해 정홍원 국무총리,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유승희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해 한국을 찾은 아·태 지역 여성들을 환영했다.

영상으로 축사를 전해온 박근혜 대통령은 “1976년 7차 총회 당시 저도 참석했었다”며 “38년 만에 총회를 다시 서울에서 개최하고 대통령으로 인사해 뜻깊다”고 인사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여성의 역량을 발휘할 때 사회와 국가가 발전하고, 인류가 행복하다고 굳게 믿는다”며 “그동안 여성 지도자 여러분의 헌신으로 여성 인권 개선이 있었지만, 아직도 지구촌 곳곳에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고 꿈을 접는 일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여성의 행복이 가정과 인류의 행복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시스템을 만들 때이고, 대한민국 정부도 여성들이 꿈과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힘을 쓸 것”이라며 여성 지도자들에게 역할을 주문하기도 했다.

개막식에 참석한 정홍원 총리는 “각 분야에서 여성들이 글로벌 리더로 활약하고 있지만 지구촌 곳곳에는 여성에 대한 차별과 편견이 남아 있다. 이는 큰 사회적 손실”이라며 “대한민국은 성평등 수준을 높이고 일·가정 양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여성에 대한 장벽과 편견을 없애는 데 각국 정부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아·태 지역 여성들의 협력을 한층 더 촉진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희정 장관은 “여성이 세계 인구의 절반이지만 많은 여성들의 재능이 낭비되고 있다”며 “세계의 비정상을 정상으로 바꾸자”고 말했고, 유승희 위원장은 “진정한 성평등을 이루기 위해서는 국가 간 여성 연대가 필요하다”며 “여성들의 정치·경제·사회 참여 확대 경험을 공유해 발전적 모델을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1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는 한국여성단체협의회가 주최하는 제21차 아시아·태평양여성단체 연합 총회 및 국제심포지엄 개막식에서 패트리샤 베니테즈 리쿠아난  필리핀 고등교육부 장관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1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는 한국여성단체협의회가 주최하는 제21차 아시아·태평양여성단체 연합 총회 및 국제심포지엄 개막식에서 패트리샤 베니테즈 리쿠아난 필리핀 고등교육부 장관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한편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패트리샤 베니테즈 리쿠아난(Patricia Benites Licuanan) 필리핀 고등교육부 장관은 “20년 전 1995년에 개최된 베이징 세계여성대회를 다시 한번 상기하자”고 말문을 열었다. 리쿠아난 장관은 “베이징 회의가 과거 전통의 이름으로 지속된 여성에 대한 악습을 공공정책으로 끌어들여 여성의 권한을 진일보 시켰다”고 평가하면서도 “아직도 세계 전역에서는 여성의 고용, 불평등한 임금, 사회적 보호와 공공서비스 부족 등은 여전히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여성의 고등교육 분야에서도 진보가 있었지만 그것이 반드시 사회·경제적 발전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며 “여성 교육은 필요조건이지만 기존의 사회·경제적 조건들이 성평등하게 바뀌고 여성들이 여러 기회에 접근할 수 있어야 성평등이 이뤄진다”고 꼬집었다. 리쿠아난 장관은 “우리의 축적된 지혜를 활용해 신기술을 적용하고 파트너십을 공고히하자”며 “남성과의 파트너십, 시민단체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젊은 여성들의 참여를 위해 투자하자”고 독려했다.

 

1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는 한국여성단체협의회가 주최하는 제21차 아시아·태평양여성단체 연합 총회 및 국제심포지엄 개막식에서 참가국 국기를 든 이들이 단상에 서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1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는 한국여성단체협의회가 주최하는 제21차 아시아·태평양여성단체 연합 총회 및 국제심포지엄 개막식에서 참가국 국기를 든 이들이 단상에 서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18일까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과 프레지던트호텔에서 개최되는 이번 총회 중에는 아·태 지역의 당면한 여성 이슈들을 주제로 심포지엄과 워크숍이 진행되고, 17일에는 전체회의를 통해 총회 기간 동안 논의된 결과를 바탕으로 결의안을 채택해 향후 2년간 아·태 지역 여성운동의 활동 지표가 될 ‘서울 선언(Seoul Declaration)’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총회 및 심포지엄에서는 김희정 장관과 정의화 국회의장이 우리나라 여성정책의 발전 방향 등에 대한 특별 강연을 진행한다. 또한 크리스티나 리우(Christina Y. Liu) 국립대만대학교 교수와 강경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부대표가 아·태 지역 여성리더십과 성차별 철폐 등에 관해 강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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