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든 세 수입에 과천 살림꾼 자처
6명 여성 시의원들과 의기투합

 

신계용 과천시장(51)이 취임 100일 과천의 변화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9월 30일 과천 시장 집무실에서 여성신문과 만난 신 시장은 활기찬 과천을 강조했다.
신계용 과천시장(51)이 취임 100일 과천의 변화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9월 30일 과천 시장 집무실에서 여성신문과 만난 신 시장은 '활기찬 과천'을 강조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경기도 과천시의 첫 여성 시장으로 취임한 지 100일, 신계용(51) 과천시장은 인터뷰 직전 누군가와 통화를 하면서 “잘 알고 있어요. 그래서 어머님이 여성 시장을 뽑아주신 거잖아요”라고 대답하고 있었다. 그는 “여성 시장을 뽑아달라고 했다. 소신 있고 깨끗하고 확실하게 하겠다고 말했다”고 선거 때 자신의 말을 되새겼다.

9월 30일 과천시 중앙동 과천시청 시장 집무실에서 만난 신 시장에게 취임 100일 소감을 묻자 대뜸 ‘지역경제’가 어렵다는 이야기부터 꺼냈다. 그는 선거 기간 내내 ‘변화’를 원하는 시민들의 염원을 느꼈다고 한다. 취임 후 부족한 세수부터 노후화된 환경 등 겉으로만 알고 있던 과천의 이미지와 실상은 많이 달랐다고 했다.

과천시 면적의 85% 이상이 개발제한 구역일 정도로 청정지역이지만 각종 규제로 묶여 있어 개발이 더디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인구가 줄고 있는 게 큰 문제”라며 “지금 7만 인구로는 어디 가서 지원 얘기를 못 꺼낸다”고 말했다. 인구가 계속 줄고 있는 도시는 더 이상 살기 좋은 도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건물들도 30년 이상 됐고 변변한 영화관이나 찜질방, 백화점 하나 없는 도시에 사람들은 점점 인근 도시로 떠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취임 후 시정 슬로건을 과거 ‘언제까지나 살고 싶은 과천’에서 ‘활기찬 과천, 신나는 시민’으로 정했다. 그는 “과천청사가 떠나고 나서 지역경제가 많이 안 좋고 지방 세수입과 관련해서 변화가 많았다”며 “그러다보니 여자 시장이 살림을 알뜰하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기대가 있더라. 지역이 너무 조용하고 정체돼 있었다”고 말했다. 베드타운 중심의 조용한 과천에 활기를 불어넣고 싶다는 목표다. 

특히 미래창조과학부가 세종시로 옮겨 갈 예정이고 마사회에서 나오던 레저세가 도 전체 재정으로 들어가 시 수입이 많이 줄었다. 그는 당선되자마자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찾아가 이 부분을 호소했다고 한다. 적어도 옛날 수준만큼은 유지되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과천에서 서울까지 연결하는 지하철이 4호선뿐이라 출퇴근 혼잡을 문제로 들며 노선을 양재, 강남쪽으로 확대 연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했다. 

그는 임기 동안 풀고 싶은 세 가지 숙제로 과천지식정보타운 내 지하철 역사 신설과 정부과천청사 내 입주 예정 기관인 방위사업청이 빨리 입주해 자리를 잡는 것이며, 마지막으로 1991년 건축 허가를 받았지만 20여 년 동안 유령 건물처럼 흉물로 있는 우정병원 문제 해결을 꼽았다.

 

 

신계용 과천시장(51)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신계용 과천시장(51)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이런 일들에 박차를 가하는 데는 지방선거에서 함께 당선된 6명의 여성 시의원들이 큰 힘이 되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가선거구에 당선된 문봉선(52·새누리당), 안영(43·무소속) 의원, 나선거구에 윤미현(40·새정치연합), 고금란(41·새누리당), 제갈임주(41·무소속) 의원 등을 비롯해 비례대표로 당선된 이수진(44·새누리당) 의원까지 6명이 여성이다. 그는 “여성 시의원들이 제가 힘든 부분을 의회에서 지적해주고 당과 상관없이 의기투합해서 결정하고 있어 좋다”며 “관례적으로 하던 동네별 등산대회, 운동회, 시민축제 등에서도 낭비가 없도록 하자고 하는 등 여성 시의원들이라 그런 부분이 잘 맞는다”고 말했다.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졸업, 새누리당 중앙당 여성국장,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실 행정관에서 지자체장까지 누가 봐도 ‘엄친딸’인데 스스로는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는 편안함”을 장점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단점으로 “제가 아기자기함은 없어요”라고 말하며 웃었다.

자신의 장점을 잘 살려 시장 취임 후 주민간담회도 딱딱한 사무실이 아닌 공원 벤치에서 마이크 하나 놓고 했다. 퇴근길 저녁 8시에 공원에서 마주한 지역 주민들과의 간담회에 대해 “호응이 무척 좋았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번 남경필 지사가 저에게 ‘선거 때 보니까 즐기는 것 같다’고 말하던데 정말 선거하면서 제 안에 억눌려 있던 것들을 다 분출했다. 정말 재밌게 했다”며 “역시 행정은 주민들과 시장이 직접 한다는 차원에서 재밌는 일”이라고 말했다.

취임 후 여성 고위공무원 발탁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과천시 총 468명 공무원 중 41.4%(198명)가 여성이다. 그러나 고위직으로 갈수록 여성이 적은 게 현실. 그는 시청 과장 31명 중 고위직에 여성 3명을 임명했다. 국이 없는 과천시에 총무과장, 시정팀장, 사회복지과장 등이 모두 여성이다. 그는 “과천시는 시장과 시의원 6명 모두 여성을 뽑은 수준 높은 동네”라며 “취임사로 말했듯 저에겐 7만 가족이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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