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경북궁 함화당·집경당서
여성이 주체가 되었던 국가의례

 

한국의생활문화원 친잠례보전회는 2일 오후 경복궁 함화당과 집경당에서 ‘제 9회 조선왕조 친잠례 재현 행사’를 개최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한국의생활문화원 친잠례보전회는 2일 오후 경복궁 함화당과 집경당에서 ‘제 9회 조선왕조 친잠례 재현 행사’를 개최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한국의생활문화원 친잠례보전회는 2일 오후 경복궁 함화당과 집경당에서 제9회 조선왕조 친잠례 재현 행사를 개최했다. 

친잠례는 왕비가 직접 뽕잎을 따고 누에를 치는 본을 보여 풍잠을 기원하고자 거행된 제향의식이다. 경복궁에서 왕비가 유일하게 주최하는 국가행사로 여성의 잠재력과 리더의 솔선수범 정신을 구현한 애민사상이 깃든 민본정책이었다. 친잠례보존회는 조선조 마지막 황후인 순종비(순종효황후)의 수견례를 끝으로 맥이 끊긴 친잠례를 복원, 1999년부터 재현하고 있다.

이날 오이순 친잠례 보존회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친잠례는 남성 중심의 왕정체제 안에서 유일하게 여성이 주체가 되었던 국가의례”였다며 “여성이 할 수 있는 일이 미미했던 시대에 백성들의 생활을 윤택하게 하려고 애썼던 왕비의 이러한 솔선수범의 정신은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고 말했다.  이날 왕비(정순왕후) 역은 이연한 OKF 회장이 맡았다. 

김영명 재단법인 예올 이사장은 “조선왕조의 오례 중 유일한 여성궁중의례인 친잠례가 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돼 보존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서울시와 문화재청, 문화재단 예올의 후원으로 열린 이날 행사는 △중궁전 행렬(중궁을 위시한 3품 이상의 명부들과 제례팀 행렬) △중궁전 작헌의(풍잠기원 중궁 작헌 고유제의식) △채상의 (왕비가 친히 내외병부를 거느리고 뽕잎을 따고 누에 치는 의식)  △친잠의 (잠모들이 썬 뽕잎을 명부들이 누에에게 뿌려 먹이는 의식) △수견의 (상공이 왕, 왕비에게 누에고치를 바치는 의식) △반상의(중궁이 잠모들에게 상으로 비단과 다과를 내려주는 의식) 순으로 마련됐다. 채상의·친잠의·수견의·반상의는 우천으로 인해 취소됐다.

또 궁중 무용 태평무 공연과 리틀나린예술단의 퓨전창작공연 ‘혼인잔치’가 곁들어져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부대 행사로는 양장 산물과 잠구류 전시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한국의생활문화원 친잠례보전회는 2일 오후 경복궁 함화당과 집경당에서 ‘제 9회 조선왕조 친잠례 재현 행사’를 개최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한국의생활문화원 친잠례보전회는 2일 오후 경복궁 함화당과 집경당에서 ‘제 9회 조선왕조 친잠례 재현 행사’를 개최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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