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과 어울리는 부사어는 ‘총총’이다. 사전에 따르면 ‘총총’은 밤하늘에 촘촘하게 뜬 별이 또렷또렷하게 빛나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이다. ‘밤하늘에 별들이 총총 빛나고 있다’는 문장은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밤하늘에 별들이 총총 빛나고 있는 광경은 아무나 볼 수 없게 됐다. 꽤 비싼 비용을 내고 야외 천문캠프에 참가하거나 높은 산으로 여행을 떠나야만 별 구경을 할 수 있다.

사라져 가는 야생동물들처럼 별들도 인적 없는 산 속으로 숨어버린 것이다. 우리 곁에 늘 가까이 있던 별들을 멀리 내쫓은 주범은 바로 빛 공해다. 빛 공해는 곧 에너지 낭비의 결과다. 빛 공해로 점령당한 밤하늘에 별들이 다시 돌아오게 하기 위해 ‘빛 공해 방지법’도 제정됐지만 큰 효력을 발휘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천문학계에서 시민들에게 별을 보여주면서 도시의 하늘에도 별이 돌아오게 하는 방법, 즉 에너지 절약 실천교육도 함께 진행하고 있어 반갑다.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는 서울시와 함께 올해부터 ‘별 볼 일 있는 절전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청소년들에게 천문 관측의 기회를 제공하면서 구체적인 에너지 실천법을 교육하는데 인기다.

오는 8일은 개기월식을 볼 수 있는 날이어서 더욱 특별한 행사가 준비되고 있다. 이날은 서울시, 한국천문연구원,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가 함께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서강대에서 ‘옥상달빛별빛’ 행사를 개최한다. 달의 기원과 월식에 대한 강의, 지구온난화 대처법과 옥상을 활용한 에너지 절약법 등을 알려주는 특강, 퀴즈 대회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달이 지구의 그림자에 모두 가려지는 ‘개기월식’ 현상은 물론 수십 대의 천체망원경을 통해 많은 별들과 ‘국제우주정거장’도 관측할 수 있다. 망원경을 탑재한 특수차량 스타카(이동 천문대)에도 탑승해볼 수 있다.

밤하늘에서 별을 내쫓은 빛 공해는 우리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빛 공해는 유방암, 편두통, 수면장애, 소화불량, 우울증, 피부 노화, 피부암 등의 원인이 된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오랜만에 개기월식과 밤하늘을 바라보면서 빛 공해로 우리가 잃어버리고 있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 생각해 보는 계기를 가졌으면 좋겠다. 빛 공해를 저감시키기 위해 우리가 할 일에 대해서도 고민해 보면 더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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