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활률’은 여성이 남성 추월 하지만 취업률은 남성 ‘완승’
여성이 스펙 좋아도 남성이 월급 더 받아

 

2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남성을 앞서고 있지만 실제 취업 시장에서는 ‘스펙’이 뛰어난 여성이라도 남성에 비해 취업 가능성도 낮고, 임금은 더 적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들이 일자리 박람회에서 구인 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여성신문
2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남성을 앞서고 있지만 실제 취업 시장에서는 ‘스펙’이 뛰어난 여성이라도 남성에 비해 취업 가능성도 낮고, 임금은 더 적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들이 일자리 박람회에서 구인 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여성신문

통계청은 9월 23일 20대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이하 경활률)이 20대 남성 경활률을 2.6%포인트(p) 앞섰다고 발표했다. 20대 여성 경활률은 2012년 2분기 이후 2년 넘게 20대 남성을 앞지르고 있다. 

그동안 남성에게 뒤처졌던 20대 여성 경활률이 역전되면서 “취업전선에서 20대 여성이 20대 남성에게 완승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실상은 다르다. ‘경활률=취업률’이 아니기 때문이다. 

경활률이란, 취업자뿐만 아니라 실업자까지 포함한 비율을 말한다. 즉, 실업자도 일할 의지가 있다는 의미에서 경제활동 참가자로 분류된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경활률은 실제 취직한 사람의 비율을 가리키는 취업률과는 엄연히 다르다. 20대 여성이 취업전쟁에서 20대 남성에게 완승했다는 말도 정확한 표현은 아니라는 말이다.

실제로 최근 서울시가 발표한 4년제 대학 졸업생 취업률을 살펴보면, 오히려 여성이 51.3%로, 남성(55.6%)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대학원 취업률은 여성 58.5%, 남성 68.9%로, 학력이 높아질수록 남녀 취업률 차이는 더 커졌다. 

여성 경활률이 높아졌지만 고용의 질은 여전히 남성보다 크게 떨어진다. 지난해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를 보면 시간당 정액 급여 기준으로 여성이 받는 임금은 남성 임금의 68.2%에 불과했다. 성별 임금격차가 31.8%에 달하는 셈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남녀 임금격차 평균은 15%이며, 30%를 넘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여성이 남성보다 이른바 ‘스펙’이 뛰어나도 임금은 더 적은 경우도 허다하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청년 노동시장 연구’ 보고서를 보면 대졸 여성이 졸업평점·어학성적·자격증 등 ‘스펙’이 남성보다 뛰어났지만 여성의 월평균 임금은 190만원으로 남성(239만9000원)보다 49만9000원이 적었다. 비정규직으로 취업한 비율도 남성 12.8%, 여성 18%였다. 

여성 경활률의 증가는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여성들이 차별 없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점이다. 경쟁력 있는 여성들이 차별 없이 일하고, 성별 상관 없이 동일한 임금을 받고, 육아 걱정 없이 경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부와 사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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