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세프, 아동폭력 통계분석 보고서 발표
성폭력 비롯해 각종 아동폭력 실태 폭로
가족 문제 아닌 사회적 문제라는 인식 필요

 

유니세프 아동폭력 통계분석 보고서 표지.
출처 : 유니세프
유니세프 아동폭력 통계분석 보고서 표지. 출처 : 유니세프

모든 형태의 폭력으로부터 아동을 보호하는 것은 아동권리협약을 비롯해 각종 국제인권조약에서 보장된 기본 권리지만 여전히 많은 국가에서 성폭력을 비롯한 아동 폭력과 학대가 현재진행형의 심각한 문제임이 밝혀졌다. 특히 여자아이의 경우 10명 중 1명이 심각한 성폭력을 겪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안겨줬다.

최근 발표된 유니세프 보고서 ‘분명히 보이는 숨겨진 진실: 아동폭력 통계분석’(Hidden in Plain Sight: A statistical analysis of violence against children)에 따르면 20세 이하의 미성년 여성 1억2000만 명이 강간이나 강요된 성행위 등의 성폭력을 경험했다. 성폭력은 대부분 청소년기에 일어나며 10~14세의 어린 나이에 경험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아동성폭력이 특히 심한 곳은 사하라 남부 아프리카의 저개발 국가로 18개국 중 13개국에서 미성년 여성의 10% 이상이 강요된 성행위에 시달렸다고 답변했다.

아동성폭력은 저개발 국가에 한정된 문제는 아니다. 선진국에서는 직접적 성폭력이 적은 대신 학대나 포르노물에 노출되는 등 성적 괴롭힘에 시달리는 여자 아이들이 많이 있다.

보고서는 성폭력 이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아동폭력에 대한 통계자료도 담고 있다. 그중 아동살인은 남미 국가에서 심각한 문제로, 파나마나 베네수엘라, 브라질, 콜롬비아 등에서 10~20세 남성의 사망 원인 1위가 살인에 의한 것이었다. 전 세계에서 매년 많은 아동이 살해당하고 있는데 2012년 한 해 동안 이렇게 목숨을 잃은 아이들의 숫자는 9만5000명에 이른다.

이렇듯 어린 시절에는 가정이 폭력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성장하면서 청소년기가 되면 또래로부터의 폭력이나 따돌림도 심각해진다. 청소년 따돌림 발생 비율은 최저 7%(타지키스탄)에서 74%(사모아)까지 다양했다. 특히 13~15세 남자아이의 경우 3명 중 1명이 정기적인 따돌림을 경험했다고 답변했다.

보고서에는 아동폭력의 실태뿐 아니라 그 원인과 예방 대책도 포함돼 있다. 폭력이 만연한 사회에선 여성을 대하는 남성들의 폭력적 태도를 용인하고 성폭력의 원인은 여성의 자극적인 옷차림에 있다는 등의 발언이 나오는 것을 지적하며 폭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우선돼야 함을 강조했다. 특히 아이에 대한 성폭력이 일종의 체벌 수단으로까지 사용되는 문화는 반드시 철폐해야 할 관습이라고 역설했다. 

보고서는 또한 아동폭력을 방지하기 위해선 아동폭력이 개인 혹은 가족 내 문제가 아니라 경제적·사회적 불평등과 낮은 교육 수준 등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임을 인식하는 사회 분위기의 전환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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