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째 ‘달동네살이’ 하는 홍미영 인천 부평구청장
십정동 주거환경개선사업 7년째 지지부진
LH, 주거민 안전 위한 구체적 대책 내놓아야

 

홍미영 인천 부평구청장이 4일 오전 부평구 십정2지구를 둘러보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홍미영 인천 부평구청장이 4일 오전 부평구 십정2지구를 둘러보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인천 부평구 십정동 216-91. 홍미영(59) 부평구청장이 지난 3월부터 6개월째 이곳에서 ‘달동네 살이’ 중이다. 가족과도 떨어져 십정동 월세 방에서 홀로 살고 있다. 추석과 자신의 생일(10일)마저도 이곳에서 보냈다. 

홍 구청장의 달동네살이는 2011년 십정동 공부방인 ‘해님방’에서 70일간 생활한 이후 두 번째다.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20만원을 내는 단칸방은 햇볕이 들지 않아 제습기를 틀어놔도 눅눅함이 가시지 않는다. 그의 집과 마주보고 있는 이웃집은 지난 2011년 장맛비에 무너져내린 상태다. 

홍 구청장이 열악한 환경에서도 이곳에 기거하는 이유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십정2지구 주거환경개선사업을 조속히 추진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내기 위해서다.

홍 구청장은 “3년 전 이지송 전 LH 사장에게 사업 재개 약속을 받았지만 지장물조사 이외에는 뚜렷한 진척이 없다”며 “낡고 허름한 집을 고치지 못하고 살다보니 장맛비만 내려도 흙벽돌로 만든 집이 무너지는 등 위기에 처하는 주민들이 있어 혼자 마음 편히 지낼 수 없었다”고 말했다. 

 

홍미영 인천 부평구청장이 4일 출근 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서고 있다. 홍 구청장은 지난 3월부터 6개월째 인천 부평구의 대표적인 달동네인 십정동 단칸방에서 가족과 떨어져 홀로 지내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홍미영 인천 부평구청장이 4일 출근 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서고 있다. 홍 구청장은 지난 3월부터 6개월째 인천 부평구의 대표적인 달동네인 십정동 단칸방에서 가족과 떨어져 홀로 지내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부평구가 조사한 결과, 현재 십정2지구에 공가(빈집)는 186곳이고, 붕괴 우려가 있는 위험 건축물은 68곳에 이른다. 위험 건축물에 사는 주민도 71명에 달한다. “비만 와도 집이 무너지는 것은 아닌지 가슴이 철렁한다”는 것이 이곳 주민들의 얘기다. 

LH는 이미 사업 추진을 위해 기반시설 비용으로 국비와 시비, 구비로 278억원을 받은 상태다. 하지만 LH는 감사원이 사업을 조속히 추진하라는 지적에도 재무상황 악화 등을 이유로 미루고 있다. 

홍 구청장은 “LH는 일반 기업이 아닌 공기업으로서 영세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언제까지 십정동에 머무를 계획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LH가 이렇게 무반응이라면 겨울까지 나야 하는 것 아닌가 걱정하고 있다”며 “LH가 주민설명회를 열고 주거환경개선사업을 어떻게 진행할지 구체적인 대책안을 제시할 때 다시 짐을 쌀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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