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기관사와 조기수 등 4명이 지난 4월 24일 광주지법 목포지원에 출석해 사죄의 말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1등기관사 손모(57)씨, 2등기관사 이모(25)씨, 조기수 이모(55)씨와 박모(58)씨. ⓒ뉴시스·여성신문
세월호 기관사와 조기수 등 4명이 지난 4월 24일 광주지법 목포지원에 출석해 사죄의 말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1등기관사 손모(57)씨, 2등기관사 이모(25)씨, 조기수 이모(55)씨와 박모(58)씨. ⓒ뉴시스·여성신문

‘세월호 1등 기관사’

세월호 1등 기관사가 배가 침몰하는 상황에 캔맥주를 마신 사실이 드러났다. 

2일 광주지법 형사 11부(임정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세월호 승무원 15명에 대한 재판에서 1등 기관사 손 모 씨(58)는 “세월호 3층 복도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동안 박 모(58) 기관장과 함께 캔맥주를 마셨다”고 진술했다. 

그는 다른 기관사의 방에서 캔맥주 1개를 가져왔으며 “격앙된 감정을 진정시키려고 마셨다”고 말했다. 검찰이 “탈출하기 가장 좋은 자리를 확보하고 여유가 생겨서 마신 것 아니냐”고 묻자 손 모 씨는 “당시에는 그렇게 쉽게 구출될 거라 생각 못했다”고 부인했다.

이날 재판에서 손 씨는 세월호 침몰 당시 이준석 선장의 태도를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그는 “사고가 발생하면 제일 먼저 조타실에서 선장이나 다른 항해사가 지시하는데 이번에는 아무 지시가 없었다”고 증언했다. 

이어 “조타실에서 어떻게 하라는 지시가 없어서 마냥 선원실 앞에서 기다렸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손 씨는 자신의 책임과 관련한 답변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거나 “세월호 근무기간(4개월)이 짧고 다른 배와 달라 (승객 안내 요령을) 숙지하지 못했다”며 책임을 회피했다. 승객 구조 조치를 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판단착오였다”, “잘못했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세월호 침몰 당시 손 씨 등 기관부 선원 7명은 사고 해역에 도착한 해양경찰에 오전 9시39분 제일 먼저 구조됐다. 이들은 조리원 2명이 다쳐 움직이지 못하는 것을 보고도 그냥 탈출했으며 3층 복도 바로 곁에 있는 승객 선실에 아무런 통보를 하지 않았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