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승 시인, 제16차 윈문화포럼 특강

 

정호승 시인이 2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서울컨벤션에서 열린 제16차 윈문화포럼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정 시인은 “인생은 사람 마음 속의 사랑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며 “삶에서 가장 소중한 가치”라고 강조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정호승 시인이 2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서울컨벤션에서 열린 제16차 윈문화포럼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정 시인은 “인생은 사람 마음 속의 사랑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며 “삶에서 가장 소중한 가치”라고 강조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우리는 모두 사람 마음속의 사랑을 찾아 인생을 여행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죽을 때 마지막으로 남기는 것이 사랑이듯 우리 삶에서 가장 소중한 가치는 사랑입니다.”

정호승 시인은 8월 2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서울컨벤션에서 열린 제16차 윈문화포럼에서 ‘내 인생에 힘이 되는 시’를 주제로 특강을 했다. 사단법인 여성·문화네트워크가 주최하고 여성신문사가 후원하는 이날 포럼에서 정 시인은 인간의 삶을 위로해주는 시의 역할을 강조하며 사랑의 본질인 ‘책임’과 ‘용서’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정 시인은 “단원고 선생님들의 시신이 숙소가 있던 5층이 아닌 3, 4층에서 발견된 것은 죽음이 찾아온 줄 알면서도 학생들을 살리기 위해 밑으로 내려갔기 때문”이라며 “이는 사랑의 본질이 책임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조건 없는 희생의 사랑을 보여주는 92세 된 노모를 이야기하며 “자식들을 위해 껍질밖에 남아 있지 않은 수박을 숟가락으로 긁어 드셨던 어머니의 모습도 바로 사랑의 본질인 책임 때문”이라고 했다.   

정 시인은 17세기 네덜란드 화가 렘브란트가 신약성서 내용을 주제로 그린 ‘돌아온 탕자’를 보여주며 “절대적 용서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사랑은 평등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물려받은 재산을 탕진하고 돌아온 아들을 따뜻하게 맞아주는 아버지를 보며 사랑은 불평등을 통해 완성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의 오른손은 여성의 손인데 이는 부성의 바탕을 이루는 것이 모성이라는 것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정호승 시인이 2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서울컨벤션에서 열린 제16차 윈문화포럼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정호승 시인이 2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서울컨벤션에서 열린 제16차 윈문화포럼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정 시인은 인생에 없어선 안 될 것으로 사랑과 함께 ‘고통’을 들었다. 그는 시 ‘내가 사랑하는 사람’ ‘바닥에 대하여’ ‘수선화에게’를 낭독하며 삶의 그늘과 눈물의 소중함, 바닥의 의미, 외로움의 모순된 본질에 대해 들려줬다. 정 시인은 “햇볕만 있으면 황폐한 사막이 되듯 그늘과 눈물은 소중한 존재다. 고통 없는 사람은 죽은 사람”이라며 “바닥이 있기 때문에 딛고 일어설 수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바닥은 삶의 정상을 존재하게 해주는 소중한 존재”라고 말했다. 이어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외로움을 느끼는 것은 사랑하기 때문이다. 외로움은 인간의 본질이란 것을 이해하면서 남은 인생을 살아가자”고 했다.

정호승 시인은 1950년 경남 하동 출생으로 경희대 국문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73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시 ‘첨성대’가 당선되며 시인으로 등단했다. 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선 단편소설 ‘위령제’가 당선돼 소설가로도 등단했다. 시집 ‘슬픔이 기쁨에게’ ‘서울의 예수’, 산문집 ‘내 인생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 ‘당신이 없으면 내가 없습니다’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소월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한국가톨릭문학상 등을 받았다. 

윈문화포럼은 여성 문화인들의 모임으로 문화계 인사를 초청해 격월에 한 번 정기 모임을 갖는다. 제17차 윈문화포럼은 9월 26일 ‘가을음악회–라틴뮤직의 밤’을 주제로 남산 반얀트리 페스타동 1층에서 열릴 예정이다. 페루 가수 라파엘, 기타리스트 호세 리, 아르헨티나 탱고 댄서 등이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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