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교황·이순신 같은 리더를 원한다”
“우리는 교황·이순신 같은 리더를 원한다”
  • 이하나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4.08.14 14:12
  • 수정 2018-01-15 0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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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섬김 등 여성적 리더십 실천하는 모습에 열광
“리더는 주위 사람들이 무엇이 필요한지
살피고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사람”

 

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가히 신드롬이라 부를 만하다. 한국 방문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 효과’와 영화 ‘명량’으로 불고 있는 ‘이순신 현상’이 단순한 열풍을 뛰어 넘어 이들의 리더십을 배우려는 사회현상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지금 한국 사회가 교황과 이순신 장군에게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이러한 열기를 세월호 참사로 적나라하게 드러난 리더십 부재와 분열과 갈등이 심화된 정치·사회에 대한 실망감에서 비롯된다고 분석한다. 특히 교황은 사제로서, 이순신은 무신으로서 다른 길에 있지만 이들이 보여준 통합과 섬김, 탈권위라는 메시지는 진정한 리더를 갈망하는 한국 사회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우선 교황과 이순신은 ‘통합 리더십’을 보여준다. 교황은 오랜 관례를 깨고 최초로 여성과 무슬림에게 세족식을 거행했고, 지난해 베들레헴을 방문해서는 예고 없이 8m 높이의 팔레스타인 분리장벽 앞에 차를 멈추게 하고 5분간 평화의 기도를 바쳤다. 이념과 종교, 관례를 깬 파격 행보였다. 이순신 장군은 아들은 물론, 부하 장수들과 소통을 하며 통합을 하고 신뢰를 얻었다. 이순신의 리더십은 사회의 통합과 화합을 이룰 수 있는 긍정과 신뢰의 리더십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배용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은 “이순신이 보여준 리더십은 헌신적인 어머니의 사랑과 교육을 통해 배운 충·효·애민정신이 밑바탕에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어 “배가 열두 척이나 남았다고 말하는 긍정성, 치밀한 전략을 위한 주위와의 충분한 소통능력, 당시 백성들이 이순신 장군 곁에 있으면 살 수 있다고 말할 정도로 신뢰의 리더십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권위를 내려놓고 낮은 위치에서 말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한다는 면에선 ‘섬김의 정신’도 찾아볼 수 있다. 교황은 기존의 형식적이고 권위주의적인 틀을 벗어나 소박하고 따뜻하다. 신변 안전이 우려되는 지역에서도 방탄차를 뿌리치고 사회의 그늘진 사람들에게 다가갔다. 가장 높은 종교지도자가 가장 낮은 자리로 내려와 섬김을 온몸으로 실천한 것이다. 실제로 많은 이들은 권위를 내려놓고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 곁에서 그들을 위로하고 섬기는 모습에 감동했다. 서울 광화문 대형 서점에서 만난 김성지(47·서울 불광동)씨는 “천주교 신자는 아니지만 지금같이 힘들고 어려운 시대에 권위를 내려놓고 노숙인과 병자들의 손을 잡아주고 입맞춤을 하는 모습에 나도 위로를 받았다”며 “유능하기만 한 리더보다 내 곁에서 눈물을 닦아주고, 등을 두드려주는 교황 같은 리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뢰와 희생의 리더십 보여준 이순신 장군과 탈권위와 섬김의 리더십 실천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우리 시대가 원하는 리더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CJ 엔터테인먼트 제공
신뢰와 희생의 리더십 보여준 이순신 장군과 탈권위와 섬김의 리더십 실천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우리 시대가 원하는 리더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CJ 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순신은 당시 권력자들의 미움을 받고 고초를 겪으면서도 오로지 백성을 위해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켰다. 하지만 현실은 세월호 참사에서 드러났듯 전혀 그렇지 않다. 책임은커녕 남 탓만 하고 거짓을 일삼는 정치인과 공직자들의 모습에서 이순신이라는 리더에 대한 갈망은 더욱 커졌다.  

김은경 세종리더십개발원 원장은 “리더는 꼭대기가 아닌 중심에 서서 주위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살피고,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연구해서 행동하는 사람, 즉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사람들이 리더에게 끌리는 이유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리더가 말과 행동을 보여주기 때문이라는 것. 이순신과 프란체스코 교황은 바로 이러한 진정한 리더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김 소장은 “주위를 배려하고 항상 소통하는 여성적 리더십이 주목받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에는 이순신, 교황 같은 리더는 잘 보이지 않는다. 이 때문에 자신의 위치에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며 권위를 내려놓고, 소통하는 참된 리더상을 보여준 교황과 이순신에게 한국 사회는 열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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