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SC 월드컵 4차전서 준우승
내달 세계선수권 출전 “목표는 우승이지만 등반 즐기는 데 집중할 것”

 

지난 8월 3일 오스트리아 임스트에서 열린 국제스포츠클라이밍 연맹 리드월드컵에 출전한 김자인 선수 모습. ⓒ올댓스포츠
지난 8월 3일 오스트리아 임스트에서 열린 국제스포츠클라이밍 연맹 리드월드컵에 출전한 김자인 선수 모습. ⓒ올댓스포츠

‘암벽여제’ 김자인(26·올댓스포츠)이 지난 8월 3일 국제스포츠클라이밍(IFSC) 연맹 리드 월드컵 4차전에서 준우승을 기록했다. 올 시즌 앞선 월드컵 1~3차전 월드컵을 제패하며 세계랭킹 1위 실력을 뽐낸 김자인은 4연속 월드컵 우승 불발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오는 9월 8일부터 14일까지 스페인 히혼에서 열리는 IFSC 세계선수권대회 사상 첫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목표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임스트에서 열린 리드월드컵 4차전에서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많은 분들이 4연승을 바라셨고, 또 한편으로는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승보다는 완등에 더 욕심이 났다. 임스트 월드컵은 루트가 굉장히 길어 시간 부족으로 항상 어려움을 겪었던 대회다. 올해는 예선과 준결승 루트를 모두 완등했지만, 결승전에서는 또다시 시간 부족으로 완등을 놓치고 말았다. 타임아웃으로 등반을 더 하지 못해 많이 아쉽지만 완등 홀드에 가장 가까이 오른 선수가 나라는 것에 만족한다.” 

-다음달 스페인 히혼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임하는 각오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아직까지 우승을 하지 못했다. 준우승만 3번 했다. 우승을 목표로 하지만 늘 하던 대로 나의 등반을 즐기는 데 집중할 것이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선 얼마나 재미 있는 루트가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된다.”

-스포츠 클라이밍 입문 계기는.

“스포츠 클라이밍 선수 생활을 하고 있던 두 오빠를 따라 입문하게 됐다. 흥미를 느껴서 했다기보다는 처음에는 오빠들이 국제대회 참가를 위해 비행기를 타는 것이 부러워 시작했다. 나중에는 잘해서 인정받고 싶은 욕심에 열심히 했다. 작은오빠는 아직 선수 생활을 하고 있지만, 큰오빠는 내 코치로 훈련을 도와주고 있다. 오빠들을 포함한 가족이 내게는 정말 큰 힘이다.”

-스포츠 클라이밍의 매력은.

“몰입의 즐거움이다. 등반을 하기 위해 손끝, 발끝 동작 하나하나에 집중하게 되는데 그러다보면 아무 생각이 들지 않고 내 등반에만 몰입하게 된다. 벽과 내가 하나 되는 듯한 느낌이랄까. 온 힘을 다해 마지막 완등 홀드를 잡았을 때 밀려오는 짜릿한 느낌도 클라이밍의 매력 중 하나다.”

-선수생활을 하며 힘든 점과 보람되게 느끼는 것은.

“지난해에 두 가지 경험을 모두 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부상을 당했을 때다. 작년 볼더링 월드컵에 출전해 평소와 같이 등반을 하고 착지했는데 무릎이 뒤틀리며 인대 부상을 입었다. 늘 하던 대로 했는데 부상을 당하니 억울한 마음도 들었고, 2013시즌을 열심히 준비했는데 출전을 못하게 돼 속상했다. 하지만 그동안 월드컵 대회 출전하랴 대학원 다니랴 쉴틈 없이 달려온 나에게 휴식시간이 주어졌다고 생각을 달리했고, 긍정적으로 생각한 덕분인지 예상보다 부상에서 빨리 회복해 복귀 후 첫 대회에서 완등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부상 회복 후 빌딩을 등반하는 ‘빌더링’이라는 이벤트에 참가하게 됐다.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 도심에서 빌딩을 등반하는 것도 충분히 흥분되는 일인데 빌더링을 통해 불우이웃을 도울 수 있다고 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스포츠 클라이밍을 알리는 동시에 내가 가장 잘할 수 있고 좋아하는 일로 남을 도울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것이 정말 기뻤고, 이 경험은 지금까지도 내게 굉장히 보람 있고 의미 있는 기억으로 남아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부상 없이 즐겁게 등반하는 것이 목표이고, 아직까지 은퇴나 은퇴 후를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는 않았다. 스포츠 클라이밍 대회 출전 외에도 자연암벽 등반도 기회가 있을 때 할 생각이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