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는 시대의 아픔과 즐거움 함께해야”
“만화는 시대의 아픔과 즐거움 함께해야”
  • 김소정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4.08.13 21:15
  • 수정 2018-01-15 0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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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재동 부천국제만화축제 운영위원장
7년 차 축제 이끌어와…올해 주제는 ‘만화, 시대의 울림’
일본군‘위안부’전·세월호 애도전 등 시대상 반영한 작품 준비
“외국인들이 직접 돈 내고 보러 오는 가치 있는 축제로 발전시킬 것”

 

‘제17회 부천국제만화축제’가 ‘만화, 시대의 울림’이란 주제로 13일부터 17일까지 한국만화박물관과 부천시청 등에서 열린다. 지난 2008년부터 축제 운영위원장을 맡아 온 박재동(62) 화백을 개막식 직전 여성신문이 만났다. ⓒ부천국제만화축제 사무국
‘제17회 부천국제만화축제’가 ‘만화, 시대의 울림’이란 주제로 13일부터 17일까지 한국만화박물관과 부천시청 등에서 열린다. 지난 2008년부터 축제 운영위원장을 맡아 온 박재동(62) 화백을 개막식 직전 여성신문이 만났다. ⓒ부천국제만화축제 사무국
 

국내 최대 만화축제인 ‘제17회 부천국제만화축제’가 ‘만화, 시대의 울림’이란 주제로 13일부터 17일까지 한국만화박물관과 부천시청 등에서 열린다. 지난 2008년부터 이 축제 운영위원장을 맡아 한국 만화의 저변 확대를 위해 힘써온 박재동(62) 화백을 만났다. 박 화백은 한국시사만화의 대부로 올 초 프랑스에서 열린 앙굴렘 국제만화축제에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한국만화기획전인 ‘지지 않는 꽃’에 작품을 출품하고, 수요집회에 참가하는 등 위안부 진실을 알리는 데도 힘써 왔다.

-‘부천국제만화축제’가 올해로 17회를 맞았다.

“17회째 되다 보니 상당한 노하우가 쌓였다. 명실공히 국제만화제로, 지역 축제에서 전국적인 축제로 전문화할 시점이 됐다. 올해 축제의 중점적인 개념은 만화가 갖는 엔터테이너 기능뿐 아니라 예술 장르로서 삶을 표현하는 수단으로서의 만화를 알리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즐거운 축제, 재미난 축제 위주로 해왔다면, 올해는 좀 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축제를 만들자 해서 주제를 ‘만화, 시대의 울림’으로 잡았다.”  

-주제를 자세히 설명하면.

“만화는 그 시대를 반영한다. 때로는 분노하고 저항하며 같이 고통받고, 때로는 즐거움을 나누는, 시대와 함께하는 시대의 반영물로서의 만화라는 것이 올해의 큰 테마다. 굵직한 것을 말씀드리면 일본군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다룬 앙굴렘 국제만화축제의 ‘지지 않는 꽃’ 기획전 작품을 정리해서 전시하고, 최근 우리들의 아픔이 된 세월호 아이들을 애도하기 위해 많은 작가들이 작업한 것을 모아 전시한다. 이 외에도 우리의 어려움과 기쁨 등 시대를 말해줄 수 있는 만화들을 모아 전시한다.”

-실제 만화를 통해 현실참여를 꾸준히 해오셨다. 만화가 가진 힘은 무엇인가.

“두 가지다. 첫째는 작가 내면적으로 가지는 힘이다. 만화가들은 사회적 작품의 작업을 통해 개인적으로 인정받는 것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을 했다는 자부심과 카타르시스를 얻을 수 있다. 일본군위안부 작업을 할 때는 ‘하고 싶은 일을 한다’거나 ‘해서 좋은 일 한다’가 아닌 ‘해야 할 일을 한다’는 생각으로 했다. 민족 구성원으로서 사회에 대한 숙제나 채무감을 벗는 홀가분한 기분도 든다. 둘째로 만화는 감정적·정서적으로 많은 이들에게 큰 울림과 공감을 준다. 글보다 더 위협적이다. 많은 이들에게 쉽게 번지는 힘이 있다. 위안부 문제도 마찬가지다. 이것을 외교문서나 기사로 보면 크게 감동을 느낄 수 없지만, 앙굴렘에서 만화로 접한 이들은 많이 공감하고 인류의 고통을 함께 느꼈다. ‘같이 싸워야겠다’ ‘할머니들 힘내세요’라는 메모를 남기기도 했다.”

 

‘제17회 부천국제만화축제’가 ‘만화, 시대의 울림’이란 주제로 13일부터 17일까지 한국만화박물관과 부천시청 등에서 열린다. 지난 2008년부터 축제 운영위원장을 맡아 온 박재동(62) 화백을 개막식 직전 여성신문이 만났다. ⓒ부천국제만화축제 사무국
‘제17회 부천국제만화축제’가 ‘만화, 시대의 울림’이란 주제로 13일부터 17일까지 한국만화박물관과 부천시청 등에서 열린다. 지난 2008년부터 축제 운영위원장을 맡아 온 박재동(62) 화백을 개막식 직전 여성신문이 만났다. ⓒ부천국제만화축제 사무국
  

-특별히 애착이 가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만화 시대의 울림전’도 그렇고 만화가나 만화계 종사자와 함께하는 1박2일 가족캠핑 ‘야광캠’도 추천하고 싶다. 3회를 맞은 ‘세계어린이만화가대회’도 개인적으로 아끼는 프로그램이다. 외국 아이들과 부모를 한꺼번에 초청하는 데 여비가 많이 들어 힘이 조금 드는데, 도나 국가 차원에서 아이들과 우리나라 만화 발전을 위해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운영 계획은.

“우리나라 만화가 많이 탄탄해졌는데 단지 재미 있는 축제라 해서 많이 오는 게 아닌 것 같다. 부천뿐 아니라 서울 아이들까지 오게 하려면 끌어당기는 뭔가 있어야 한다.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축제가 돼야 한다. 약간 속이 상할 때가 있다. 우린 앙굴렘이란 도시에 직접 돈을 내고 갔다 왔는데, 우리 축제에는 외국 사람에게 돈을 주고 초청해야 한다. 콘텐츠를 보강하고, 디지털을 활용한 만화의 세계화를 연구하고 있다.” 

-여성신문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은.

“우리나라는 학습만화와 인터넷 만화에선 초강대국이다. 학부모들은 교양을 쌓고 학습에 도움이 되는 만화책을 많이 사주신다. 하지만 공부 목적이 아닌 낄낄대고 웃는 만화, 재미 있는 스토리에 푹 빠질 수 있는 만화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똑똑해지는 것만이 중요한 게 아니다. 우정, 성공보다 과정, 용기, 포용 등 만화에는 인생에서 굉장히 중요한 것들이 담겨 있다. 여성은 모든 것이다. 여성이 세상을 만든다. 아이들을 억압하지 않고 스스로 주인이 되게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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