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종편 시사·토론 프로그램 21편 모니터링 결과
진행자 3명 중 2명은 남성…“성비 불균형 해소 매우 시급”

 

북한응원단을 소개하면서 자막에 ‘미녀응원단’ 등의 표현을 사용한 MBN ‘일요 시사마이크’와 남북의 미인상을 비교하고, 토론한 TV조선 ‘엄성섭의 일도양단’.(윗쪽부터) ⓒ각 프로그램 영상 캡쳐
북한응원단을 소개하면서 자막에 ‘미녀응원단’ 등의 표현을 사용한 MBN ‘일요 시사마이크’와 남북의 미인상을 비교하고, 토론한 TV조선 ‘엄성섭의 일도양단’.(윗쪽부터) ⓒ각 프로그램 영상 캡쳐

종합편성채널(종편)에서 방영 중인 다수의 시사·토론 프로그램이 여성의 역할과 능력이 아닌 외모에 치중하며, 성차별적 용어를 여과 없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이하 양평원)과 서울YWCA 양성평등 미디어모니터회가 7월 1일부터 14일까 동안 지상파 3사, 종편 4사 등의 시사·토론 프로그램 21편에 대해 모니터링한 결과, 시사·토론 분야의 진행자는 총40명으로 이중 남성은 27명(67.5%), 여성은 13명(32.5%)으로 남성진행자가 여성에 비해 2.1배 많았다.

시사·토론 분야의 전문가 인터뷰 대상자도 절대 다수가 남성(81%)이며, 토론 프로그램의 초대 패널 또한 여성(22%)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양평원은 “뉴스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시사·토론 장르 역시 남성이 이끌고 있어, 남성은 전문성을 갖춘 주체이고 여성이 보조적인 객체라는 인식을 심어줄 가능성이 높다”며 “시사·토론 영역의 성비 불균형 해소가 매우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다수의 시사 프로그램에서는 ‘사모님 사건’, ‘미혼모’ 등 성차별적 용어를 무비판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MBN ‘일요 시사마이크’는 북한응원단을 소개하면서 자막에 ‘미녀응원단’, ‘어린이 미녀들’ 등의 표현을 계속 사용했으며, TV조선 ‘엄성섭의 일도양단’에서도 남북의 미인상을 비교, 토론하는 등 여성의 외모를 상품화해 여과 없이 방송하는 점은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과제로 나타났다.

김행 양평원 원장은 “시사·토론 프로그램은 사회적으로 중요한 문제들이 균형적인 관점에서 논의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진행자, 패널, 전문가 및 일반인 인터뷰 등 방송계가 조정하고 역할을 배분하는 등 참여자의 성비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의도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