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성노예 문제로 인식하지 않는다"

 

제1회 세계위안부기림일에 모인 사람들의 모습. ⓒ여성신문
제1회 세계위안부기림일에 모인 사람들의 모습. ⓒ여성신문

유엔이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성을 부인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일본 아베 신조 정부의 사과가 미흡하며 위안부(comfort women)라는 표현 대신 '강제 성노예(enforced sex slaves)'라는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유엔 시민적·정치적 권리위원회는 지난 15, 16일 스위스 제네바 유엔 유럽본부에서 열린 일본의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CPR)’ 이행 정례보고를 심사하며 "위원회가 2008년 일본 정부에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에 대한 법적 책임 인정과 보상을 권고했지만, 일본 정부가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특히 아베 정부가 고노담화 검증에 대해 강제 동원 방식이나 제도의 폭력성을 제대로 드러내지 않고 피해자가 자발적으로 나섰다는 불신을 일으키게 했다고 질타하며, 고노담화 검증에 대해 독립적인 국제조사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또 위원회는 ‘위안부’라고 우회적 표현 대신 ‘강제 성노예’라는 표현을 쓰는 게 적절하다고 밝혔다. 이는 일본 우익 세력이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 부인을 고려해 용어 자체에서 이를 명확히 드러내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 된다.

‘성노예’라는 표현은 1996년 2월 유엔인권위원회가 발표한 '쿠마라스와미 보고서'를 비롯, 유엔 고문금지위원회 등에서 쓰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도 2012년 미국의 모든 문서 등에 위안부를 ‘강제적 성노예’로 표현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하지만 위원회에 참석한 일본측 대표는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를 성노예 문제로 인식하고 있지 않으며 위안부가 1926년 노예 조약의 정의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반대 의견을 밝혔다.

이밖에도 위원회는 "한국인에 대한 차별을 조장하는 극우 단체의 '증오 발언'(hate speech)이  2013년 한해 동안 360건에 이른다”며 일본 정부에 개선을 요구했다.

위원회는 2008년에 이어 6년 만에 일본 정부를 심사 대상으로 삼았으며, 오는 24일 심사 결과를 담은 최종 의견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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