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중북부지방에 폭우가 쏟아져 서울 송파구 강남면허시장이 침수됐다. ⓒ뉴시스·여성신문
지난해 7월 중북부지방에 폭우가 쏟아져 서울 송파구 강남면허시장이 침수됐다. ⓒ뉴시스·여성신문

전 지구적 기후변화와 함께 한반도의 기후변화는 기온·폭염·강수·호우 측면에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유엔의 ‘세계인구 전망(2008)’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도시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2007년을 기점으로 도시와 시골의 인구비가 각각 50%가 됐으며 2050년에는 그 비율이 70% 대 30%로 역전돼 도시지역에 거주하는 인구가 훨씬 많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기후변화와 함께 도시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서울과 같은 대도시는 인구와 시설물의 집중으로 인해 재난에 매우 취약한 구조를 갖게 됐다. 집중호우의 강도와 빈도가 높아짐에 따라 대한민국 번영의 상징인 강남역 일대는 2010년, 2011년, 2012년 연속해서 침수되어 막대한 재산피해와 복구 비용이 들어갔으나 올해도 여전히 불안한 상태다.

지금까지의 자료를 분석해 보면 서울 강남역 일대의 경우 시간당 60㎜ 이상의 강우가 발생하면 침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2010년 시간당 최대강우량 93㎜, 2011년 87㎜, 2012년 60㎜ 강우 시 강남역 일대의 침수심도가 각각 얼마였는지, 또한 주택 침수 특히 반지하 주택 침수, 지하시설 피해, 도로 침수, 차량 침수 자료 등을 분석해 보면 침수 시 안전을 위해 시민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침수가 예상될 경우 저지대인 강남역 진입 차량을 고지대인 역삼역 또는 교대역 방향으로 미리 유도하면 강남 한복판에서 자동차가 물에 둥둥 떠다니는 후진국형 물난리 광경을 보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도심 물난리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는 하드웨어적 접근과 소프트웨어적 접근 방법이 활용되고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도심지 침수가 발생하면 빗물 저류시설 확보, 배수관로의 확대 및 증설, 빗물 펌프장 처리 능력 확대, 도로와 인도의 투수성 포장 등의 방법에 의한 하드웨어적 해결책에 관심을 집중해 왔다.

도심 물난리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하드웨어적 접근 방법을 활용해 장기적으로 근본적인 도심 물난리 대책을 마련해야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 기법들은 신도시를 설계할 때는 적용하기 쉬우나 구도심에서는 경제적 타당성 문제, 시민과의 공감대 형성 그리고 계획, 설계, 시공까지 수년의 시간이 걸리므로 지금 당장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못 된다.

그러므로 기습 폭우 시 발생하는 물난리에 당장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보통신기술 선진국 위상에 걸맞게 소프트웨어적 기법에서 도심 물난리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예를 들어 2012년 8월 미국 뉴욕을 강타한 허리케인 ‘아이린’의 경우, 뉴욕시 재난관리국은 총 예상 강우량, 빈도 우량, 단전 예상 지역, 저지대 및 침수 예상 지역 등의 정보를 웹을 통해 실시간으로 제공함으로써 시민들이 물난리 상황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여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이 웹 정보를 활용한 실시간 모니터링과 상황 전달이 가능한 소프트웨어적 기법 도입이 절실하다.

서울과 같은 대도시 지역은 기습 폭우 시 도심지역에 물난리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므로 지금까지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침수흔적도와 침수위험도를 ‘지형정보시스템(Geographic Information System·GIS)’에 입힌 이른바 ‘재난정보시스템’을 구축, 운영하여 스마트폰과 내비게이션을 통해 재난 상황 정보를 종합적으로 표출해야 한다. 이를 통해 미처 안전지대로 대피하지 못한 시민들이 웹 접속이 가능한 곳에서 실시간으로 재난 상황 정보를 제공받아 적절하고 신속한 대응이 가능할 것이다.

기후변화와 도시화로 인한 도심 물난리는 점증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정보통신기술 강국임에도 불구하고 세월호 참사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상황 발생 시 정보 전달 방식이 체계화돼 있지 않아 위기 관리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물난리 상황 발생 시 시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현장 모니터링과 신속한 대응이 가능한 상황 정보 표출 및 전달 시스템의 개발과 운영이 시급하다. 올여름 기습 폭우에 의한 침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 서울시는 도심 물난리 ‘상황 전달 시스템’을 구축해 현장에서 시민이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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