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에서 만들어진 앱 Bride Price의 화면.
나이지리아에서 만들어진 앱 'Bride Price'의 화면. ⓒAnakle

나이지리아에서 만든, 신부에게 값을 매기는 앱이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난 5월 25일 나이지리아 라고스의 아나클사에 의해 ‘신부 가격(Bride Price)’ 앱이 출시됐다. 이 앱은 공개 20여일 만에 나이지리아, 미국, 영국 등 180개국에서 200만 건이 조회됐으며, 사용자의 86%는 여성이다.

‘신부 가격’ 앱은 제시하는 퀴즈에 답하면 점수를 합산해 신부의 값을 측정해준다. 키, 몸무게, 미모, 요리 솜씨, 교육 수준, 사투리, 국적, 거주지 등 다양한 외적 기준에 따라 여성의 가격을 매긴다. 예를 들어, 전통 요리를 못하면 점수가 내려간다. 석사 학위는 여성의 값을 높여주지만 박사 학위는 오히려 낮게 만든다. 클럽걸(Club girl)의 경우도 벌금이 매겨진다. 가수 비욘세 같은 다리, 케냐 배우 루피타 같은 피부색 등 점수를 따는 구체적인 기준도 있다.

이 앱을 만든 에디티 에피옹 아나클사 대표는 “‘신부 가격’앱은 단지 재미를 위한 거다. 외국인들이 우리 문화를 잘 이해할 거라 생각하진 않지만 신부 가격을 매기는 문화는 우리 전통의 일부고 유지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프리카에서는 여성을 소유물로 여겨 값을 매겨 사고팔 수 있었으며, 남편이 죽은 뒤에도 상속권 없이 남편의 형제들에게 귀속 되는 전통이 있다.

이에 대해 지난 6월 영국의 이케츄큐 온에메루케는 171명의 여성들과 함께 인터넷 청원 사이트(change.org)에서 앱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그는 청원서를 통해 "이 앱이 인정, 성에 대한 차별을 조장하는 가격 태그를 붙여 여성의 진정한 가치를 절하하고 있다"며 "재미라는 이름으로 억압적 사고를 퍼뜨리는 이 프로그램은 영원히 사라져야한다"고 비판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