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선 여가부 장관 기자브리핑에서 이임 소회 밝혀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청와대 정무수석 내정자)이 13일 오전 여성가족부 마지막 기자브리핑 자리에서 이임 소회를 밝혔다. 이 자리에서 조 장관은 전 부처가 고용률 등 여성의 비율 향상을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모습이 성과라며 관계부처에 감사를 전했다.

그는 “종전에는 여성 고용률이나 여성 일자리를 따로 챙기지 않았는데, 여성 고용률을 높이는 것만이 우리나라 전체 고용률을 높일 수 있다는 믿음과 공감대가 형성돼 모든 부처가 여성의 고용률을 챙기고, 여성의 일자리를 좀 더 창의적으로 만드는 것에 노력과 힘을 합해주었다”며 “저와 우리 여성가족부 직원들이 모두 감사하게 생각하는 성과”라고 말했다.

이어 “여성가족부는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을 정도로 정부 부처 인력의 2%, 예산의 0.15%로 국정과제 10%를 해야 되는 부처로서 전 부처의 협조가 필요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여성가족부가 부처평가에서 2위의 성과를 얻은 것은 다른 부처가 적극적으로 동참을 해주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후임 장관께서도 그런 협조를 이끌어 내시는데 적임이 되실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조 장관은 여성인재 활용, 양성평등, 성 격차 해소 등의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서 박근혜 대통령의 지속적인 관심이 상당한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취임 이후 국무회의나 각종 회의가 있을 때마다 일하고 싶은 여성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게 해야 된다, 여성들이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일을 그만두게 될 때 어떤 것이 가장 약한 고리인지 찾아내 그 부분을 강하게 해야 한다는 말씀을 지속적으로 하셨다”며 “대통령의 이런 관심과 채근이 전 부처에서 여성 고용률 제고를 중심 어젠더(agenda)로 놓고 여성고용률을 높이기 위해 정책을 수립하게 하는 데 상당한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내정돼 이 날 오후 이임식을 앞두고 있는 조 장관은 청와대와 관련된 질문에는 말을 아끼는 등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다음은 조윤선 장관의 이임사 전문. 

여러분, 반갑습니다. 

이렇게 여러분 앞에서 취임사를 한 것이 작년 3월 11일이었으니

꼭 15개월하고 이틀이 지났습니다. 

이임사를 준비하면서 지난 15개월을 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제 취임사를 다시 찾아보았습니다. 

대한민국의 첫 여성 대통령이 이끄는 새정부의 

여성가족부 장관이라는 중임을 맡게 되어, 

영광스럽지만 무거운 어깨로 시작한 소임이었습니다.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일하면서 얻은 가장 큰 소득은,

여성가족부가 참으로 귀하고 소중한 일을 하는 부처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었습니다. 

2%의 인력과 0.15%의 예산으로 

우리는 이번정부 국정과제의 10%를 해내야 했습니다.

신임 공무원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부처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정부부처 업무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이뤘습니다.  

정부 최초로 여성 고용율 61.9%달성을 목표로 

여성의 경력단절 예방과 일 가정 양립이 중요한 경제정책이 되기도 했습니다.

취임사에서 저는 세 가지를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이 세 가지를 모두 지켰습니다. 

첫째,

모든 생각의 중심과 출발을 

정부가 아니라 국민으로 하자고 했습니다. 

‘국민이 찾아와 받아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국민들게 찾아가 드리’는 정책을 펴자고 했습니다.

장관이 된 후 100발자국 현장방문을 계획하고 140여 곳의 현장을 만났습니다. 11개월 동안 50분의 위안부 할머니들을 모두 찾아뵈었습니다.

다문화 정책을 앱으로 알리고,

일·가정 양립을 위한 정부 전체의 정책을 알리는 앱도 개발해 보급했습니다.

만화로 동영상으로 교육자료를 만들어 배포했습니다.

둘째,  

여성가족부가 하는 일을 민간에 적극 알려 

귀하고 보람 있는 일에 동참할 수 있도록 

민관 협력을 강화하자고 했습니다. 

이렇게 시작한 나눔과 캠페인 네트웍은 

33개 기업, 200억원 규모의 나눔과 

7000만 명에게 전달할 수 있는 캠페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여성인재활용과 양성평등을 위해 100개의 기업과 기관이 모여 

민관 TF를 구축했습니다.

우리나라 총 생산의 무려 50%가 넘는 이 TF는

앞으로 정부 정책을 알리고, 활용하고, 개선하는 기반으로 

대한민국 정부 전체가 참여하는 거버넌스가 될 것입니다. 

셋째, 대한민국 정부의 모든 부처가 관련된 여성, 청소년, 가족 업무가 

중복과 분절을 피할 수 있도록 설득하고 소통하여, 

우리의 조정과 융합 노력이, 

더욱 소중한 성과로 인정받도록 하자고 했습니다.

그 결과 여성가족부는 작년 정부 업무 평가에서 2위에 올랐습니다.

직장어린이집 대책, 성폭력·가정폭력 예방 및 피해방지 대책, 

다문화정책 중복 조정, 경력단절예방 정책 등 

국민 여러분이 필요로 하신 정책들이 부처간 협업을 통해 추진되었습니다. 

작년 ‘같이가요’라는 슬로건을 생각해 낸 순간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전혀 이질적으로 보였던 여성, 청소년, 가족의 업무가, 

차이를 외면해 차별을 낳지 말자는 표어를 생각해 내자, 

결국 같이가자는 슬로건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성공한 홍보는

점점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 계속 갈아치우는 홍보가 아니라,

조금 모자란 작품이라도 오랫동안 계속 반복하는 것이라 했습니다. 

우리가 애써서 만든,

우리부 전체의 업무를 아우를 수 있는 이 멋진 슬로건이

여성가족부의 역사와 영원히 함께 하기를 기대합니다.

일하는 엄마 대신 국가가 엄마가 되어 주어, 

일하고 싶은 여성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게 하고, 

이제까지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여성’이라는 자원을 활용하여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데

대한민국 여성이 함께 하고, 

다양한 모양의 가족이 있는 그대로 행복해질 수 있도록,

가족의 빈자리를 국가가 메워주고,

위기의 청소년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주는,

여성과 아동이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운,

그런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여성가족부가 중심이 되리라 믿습니다.

여성가족부는 대한민국의 현재를 지키는 부서인 동시에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키는 부서임을 확신합니다.

우리 사회가 발전해 나가면서 부딪히는 새로운 과제는 

결국 여성가족부가 해내게 될 것입니다.

이제 여성가족부는 제게는 친정입니다.

여성가족부의 식구들 모두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더욱 발전하는 여성가족부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한편으로는 여러분과 함께 즐거움을 나누는 기회를 가지지 못했던 점, 

재촉하고 채근하는 과정에 마음 상하셨을 분들 

모두 너그러운 마음으로 혜량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지난 1년여 동안 함께 고생하면서 

그동안 불가능해 보였던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준 

여성가족부 동료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면서

여러분 개개인의 앞날에 큰 행복과 보람이 있으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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