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아우른 균형감각 탁월
남성 아우른 균형감각 탁월
  • 주준희 / 여성협상리더십연구원 원장
  • 승인 2014.06.02 17:39
  • 수정 2014-06-04 1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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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넷에 덴마크 최초의 여성 총리 등극
여성 가치 강조하면서도 남성 아우른 균형감각 탁월
향후 유럽연합 외교안보 분야의 지도자로도 거론

 

헬레 토르닝-슈미트 덴마크 총리abortion pill abortion pill abortion pill
헬레 토르닝-슈미트 덴마크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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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여성신문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등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은 전통적으로 여성의 지위가 높으며 의회 구성원의 40~50%가 여성이고 많은 여성 총리와 대통령을 배출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전 세계에서 행복지수와 청렴도가 가장 높고, 높은 사회복지와 국내총생산(GDP)을 자랑하기도 한다. 여성 지도자들이 보여줄 수 있는 강점을 가장 잘 표출하고 있다고 하겠다.

안데르센의 인어공주로 잘 알려진 마그레테 2세 여왕의 입헌 군주국가 덴마크는 개신교 기독교의 한 교단인 루터교가 국교이며, 전 세계에서 청렴도 1위의 국가다. 1인당 GDP는 6만 달러 정도로 전 세계 6위이고, 소득세율도 가장 높으며, 고도의 복지국가로 사회보장비가 국가 예산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이런 덴마크에서 3년째 총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헬레 토르닝슈미트(48)는 성평등 선진국형의 여성 정치 리더다. 작년 겨울 넬슨 만델라 추모식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셀피를 촬영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코펜하겐대학 수학교수의 막내딸로 고등학교 때부터 정치에 관심이 있었으며 코펜하겐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벨기에의 유럽 대학에서 외교부 장학생으로 수학한 후 유럽의회 의원, 국회의원, 야당 당수, 총리 등 정치 가도를 달려왔다. 뛰어난 미모에 정치력을 갖추고 가정생활에도 충실한 여성 총리다. 한편 영국의 하원의원과 상원의원을 지낸 시아버지와 시어머니의 막강한 정치적 후원을 받으며 영국 노동당 의원 후보로 공천된 남편 스테픈 키노크과 국제결혼 해 주말부부 생활을 하고 있다.

10살 때 이혼한 토르닝슈미트의 부모는 보수적인 중산층이었으나, 토르닝슈미트의 벨기에의 유럽대학에서 공공행정학을 수학하면서 사회민주당적 신념을 가지고 입당했다. 세 살 연하인 영국인 남편을 만난 것은 유럽 대학이었다. 졸업 후 유럽의회에서 덴마크 사회민주당 대표의 사무총장을 하다가 서른 살에 결혼해 두 딸을 낳고 벨기에에서 살았다. 시아버지는 영국에서 10년 동안 최장수 야당 당수였던 닐 키노크, 시어머니는 15년간 유럽의회 의원을 하고 영국의 유럽 담당 장관을 한 글레니스 키노크였다. 가문의 화려한 배경으로 성공했다는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자신의 카리스마와 정치력을 증명했다고 인정받는다.

헬레 토르닝슈미트는 결혼 후 덴마크 노동조합의 국제관계 자문역을 하다가 유럽 사회주의당으로 서른세 살에 유럽의회 의원에 당선됐고, 고용사회위원회에 속했으며 의회개혁 캠페인을 공동 발족했다. 서른아홉에는 사회민주당으로 덴마크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국회 입성 후 2개월 만에 당권을 장악하고 당의 단합을 이끌어 온 카리스마를 보여주었다.

2007년 총선에서 패배하는 경험을 겪었으나, 44세 되던 2011년 10월 3일 야당 연정을 통해 덴마크 최초의 여성 총리로 취임하게 됐다. 거의 중도우파적인 유럽에서 10년 이상을 집권해 온 중도우파 연정을 꺾은 사회민주당 총리로서 주목을 끌었다. 77명의 목숨을 앗아간 노르웨이 브레이비크 테러 사건 이후 반 이슬람 인종주의에 대한 내부의 우려가 높아지면서 유권자들은 이민정책을 완화하는 헬레 토르닝슈미트의 정책에 지지를 보냈다. 토르닝슈미트는 경제를 회복시키고 유럽 최고 수준의 복지정책을 유지하며 교육·의료 정책에 더 투자하기 위해 은행과 부자들에 대한 세금을 올리겠다고 공약했다. 우파정권들의 긴축 위주 경제정책에 대한 반감으로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었다. 2025년까지 재생가능 에너지로 45% 대체함으로써 기후변화에 대처하겠다고도 공약했다. 선거 기간 동안 사회자유당, 사회인민당, 적록동맹 등 극좌 정당을 끌어들이는 포용력을 보였고, 탁월한 토론 능력과 재치 있는 입담으로 유권자의 표심을 잡았다. 여성의 가치를 말하면서도 남성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어당기는 적절한 균형감각을 보였다고 평가됐다. 2011년 자유당이 여당이 되었으나 야당연합 89석이 여당 86석보다 많아 야대여소가 되자 여당 총리가 사임하고 여왕이 다른 야당과의 협상을 통해 헬레 토르닝슈미트를 총리로 임명한 것이다.

헬레 토르닝슈미트가 총리가 된 때는 은행 도산, 가계부채 전 세계 최고 수준 등 문제가 산적하고 재정위기의 후유증에서 회복되고 있을 때다. 토르닝슈미트는 은퇴 연령을 67세로 연기해 조기은퇴, 실업으로 인한 사회복지 지출 기간을 단축했다. 복지 혜택에 의존해 사는 것보다는 노동을 하는 것이 낫다고 인식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복지수당을 줄이고 근로자 임금에 과세를 삭감했으며, 고소득자에 대한 과세율도 삭감했다. 연정 상대 당들과의 갈등으로 개각을 거듭했으나, 헬레 토르닝슈미트의 정치적 리더십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어 향후 유럽연합의 외교안보 분야 지도자로 거론되고 있다.

한편 자신은 세계에서 가장 평범한 생활을 하는 총리라고 주장한다. 도우미들의 도움 없이 손수 딸들의 옷 세탁을 하며, 학부모들과 만나고, 이웃들과 대화하고 장을 보러 가기도 한다. 그렇지만 명품을 좋아해 ‘구치 헬레’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남편인 스테픈은 스위스에 살면서 다보스포럼의 유럽·중앙아시아 책임자로 일하다가 현재는 런던의 전략자문 회사 신테오에서 ‘글로벌 리더십과 기술교환’의 상무로 근무하고 있다. 올해 남편이 영국 웨일스 아베라본 지역 노동당 의원 후보로 공천받아 당선이 확실시되어 유럽 사회민주당 파워 커플이라 불린다. 부부는 바쁜 생활로 15년 동안 서로 다른 나라에서 살면서 주말에만 만나는 주말부부였다. 지난해 겨울에는 총리인 아내가 같이 갈 수 없어 남편이 딸들을 데리고 스위스 스키 여행을 다녀왔다. 그러나 아내가 자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최대한 지원하는 것에 만족한다고 한다.

정치는 남성과 여성의 리더십이 조화돼야 하는 영역이며 여성의 정치참여는 사회의 안전, 청렴도와 행복도를 높인다는 것을 덴마크의 경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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