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에서 하는 ‘파노라마’라는 방송은 이래저래 논란의 한가운데 설 수밖에 없는 방송이다. 예전에 공중파 방송들의 메인 시사교양이었던 ‘스페셜’들을 다 모아서 한 군데에 모아놓은 방송이다. KBS 스페셜, KBS 환경스페셜, KBS 역사스페셜, 이런 게 다 모여서 한 가지가 됐다. 통제하기 쉽게 하기 위한 구조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고,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얘기도 있다.

어쨌든 올해 2월 27일 이 방송에서 ‘세 살의 행복한 기억’이라는 방송을 만들었다. 수없이 많은 육아와 관련된 방송 중에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하면 간단하다. 아토피, 요리, 하다못해 몰입 교육 등 방송에서 육아 문제를 다루는 것이 유독 지금뿐이랴. 넓게 보면 ‘뽀통령’이라고 불리는 ‘뽀로로’까지 육아와 어린이에 관한 방송은 정말 많다.

어쨌든 이미 그 방송 이후 그리고 그 후로도 더욱 강하게 ‘애착 육아’라는 말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배경과 도입, 그런 걸 다 걷어내고 일반적으로 내가 영화 분석하는 방식대로 분석을 해보았다. 뇌의 일부인 해마의 발달과정을 비롯한 여러 개의 실제 사례는 기법상 레토릭이고, 실제 암묵적으로 하고 있는 얘기는 ‘아기가 1000일이 될 때까지 행복한 기억이 엄청나게 중요한 것이니까, 그 시기에 어린이집에 아기를 보내는, 결국 후회할 짓은 하지 마라’ 이런 거였다. 엄마와의 행복한 기억이 아기에게 중요하다는 것에 반대할 성격 결함의 이상한 사람이 있겠나? 그래, 그 얘기도 맞겠지, 그렇게들 넘어갔다. 그래도 뭔가 이상해서 몇 달간 고민을 해보다 이 기회를 빌려 짧은 반론을 해보겠다.

전통적인 과거에 자녀 6~7명은 보통이었다. 작은 집이라도 지금보다 많았을 것이다. 거기다 세탁기와 냉장고가 보급되기 전 엄마들이 해야 하는 집안일은 지금보다 터무니없이 많았다. 거기에서 무슨 엄마와의 애착 관계가 있었겠는가? 행복한 기억이 중요하다는 말은 언제나 맞는 말이겠지만 긴 인류의 삶으로 볼 때 엄마를 중심으로 애착 육아라는 말을 쓰는 건 이상하다.

엄마가 경제활동을 하기가 어렵고, 대가족은 해체되고, 여기에 출산 정책으로 자녀 수가 줄어든 이 특별한 조건은 1970~80년대 이후다. 한국이 그런 식으로 육아한 것은 몇십 년도 안 된다.

그렇다면 외국은? 파멜라 드러커맨이 세계적으로 히트시킨 책 ‘프랑스식 육아’를 보자. 6개월이면 출산한 엄마가 처녀 때 몸매를 회복해야 한다고 여성들끼리 은근히 압력을 가하는 프랑스의 국립 어린이집 비율은 55% 정도 된다. 그래서 문제라도 생겼다는 건가? 유럽에서 거의 유일하게 출산율을 회복한 프랑스가 이렇게 한다. 엄마들의 애착 육아 방식, 프랑스 육아 시스템에서는 기이한 얘기다.

한편으로는 경력 단절 여성 문제를 풀겠다고 하면서 또 한 편으로는 엄마들이 어린이집 보내는 예산이 아까워서 엄마들의 애착 육아 같은 것을 강조하는 것, 이건 너무 속 보이는 듯싶다. 행복과 애착, 이 두 단어는 너무 멀어 보이지 않는가? 국가가 감당해야 할 의무와 예산을 다시 엄마들한테 떠넘기려는 획책이 ‘애착 육아’라는 단어에서 보인다. 엄마들 돈 좀 더 벌겠다고 어린이집에 1000일 미만의 자녀를 맡기고 일하는 것, 이건 아니라는 얘기. 그거 좀 치사한 얘기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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