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장 선거가 혼전 양상이다. 지난 5월 16일 오거돈 무소속 후보와 김영춘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단일화하면서 서병수 새누리당 후보와 접전 구도가 형성됐다. 

부산은 새누리당의 ‘텃밭’이라는 점에서 수도권과 또 다른 상징성을 지닌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무소속 후보에게 기꺼이 자리를 내줄 정도로, 야권으로서는 부산을 향후 정국 변화를 이끌 진앙지로 삼아야 하는 입장이다.  

택시기사 김진호(57·연제구 연산동)씨는 “세월호 사건으로 분위기가 새누리당에 안 좋은 것은 맞지만 결국은 새누리당 후보가 된다. 욕하는 것과 투표하는 것은 다르다”고 말했다. 겉으로 드러난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표로 직결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회사원 이진규(51·해운대구 좌동)씨도 “새누리당을 반대하는 연령층은 젊은 사람들이지만 부산에는 젊은 사람도 많지 않고, 투표를 잘 안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서 부산의 20대와 30대 투표율은 각각 44.0%와 43.7%로 부산 평균 투표율(54.6%)은 물론, 40대 이상 평균 투표율(60.5%)에 비해서도 크게 떨어졌다. 또한 부산은 전국 7대 도시 중 노인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도시로, 새누리당에 외견적으로 유리한 환경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세월호 사건의 여파가 부산에까지 영향을 크게 미칠 것이란 여론도 만만찮다. 주부 한수연(46·남구 용호동)씨는 “세월호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가슴 아픈 사건”이라며 “정부가 대응을 잘못한 탓에 엄마들의 분위기가 다르다”며 중년 여성들의 새누리당 이탈 가능성을 지적했다. 

야권 후보가 무소속이라는 점도 변수다. 시장 상인인 최상규(43·동래구 명장동)씨는 “지난 선거에서 민주당 간판을 달고 나왔던 후보가 만만찮은 지지율을 보였다”며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이 아닌 무소속 후보가 나오면 지난번보다는 좀 더 받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3선 연임 제한으로 10여 년 만에 현직 시장이 바뀌는 시점인 만큼 부산 시민들의 관심은 어느 선거 때보다 높다. 지역의 정치 전문가들은 결국 지지층의 결집이 승부를 좌우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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