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쿠데타가 일어난 지 닷새째인 26일 태국 국왕이 쿠데타를 승인했다.
쁘라윳 찬오차 육군참모총장은 이날 방콕 사령부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이 과도행정기구인 국가평화질서회의(NCPO) 의장인 자신의 지위를 공식 인정했다”고 밝혔다.
태국 군부는 지난 20일 계엄령을 선포한 데 이어 22일에는 쿠데타를 선언했다. 이 쿠데타는 1932년 태국이 입헌군주제 도입한 이후 19번째 쿠데타이자 국왕으로부터 사후에 승인을 받은 최초의 쿠데타다. 이전에는 국왕으로부터 승인 받은 후에 쿠데타를 진행해왔다.
프라윳 찬오차 육군참모총장은 "지금 가장 중요한 일은 이 국가의 평화와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갈등이 심화하거나 폭력 사태의 위협이 있을 때는 우리가 행동할 수밖에 없다"며 쿠데타의 정당성을 강변했다.
군부는 반정부 시위에 대해 “치안교란, 왕실모독, 반란 및 국가 분리 책동 등의 혐의자들을 군법재판에 넘기겠다”고 엄중히 경고했으며, 쿠데타 반대 여론의 막기 위해 시민운동가·학자·언론인 등 약 200명을 소환했다.
하지만 5인 이상 집회와 시위를 금지한 계엄령 속에서도 태국 시내 곳곳에서는 쿠데타 반대, 조속한 민정 이양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으며, 시위 규모도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25일 곳곳에서 열린 시위에 참여한 시민이 1천~2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한편 잉락 친나왓 전 태국 총리가 25일 밤 석방돼 귀가했다고 방콕포스트는 보도했으나 다른 언론 매체들은 잉락 전 총리의 석방 여부가 분명치 않다고 전했다. 또 잉락 총리 외에도 약 100여 명이 구금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