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차별 상품에 트위터 사용자들 적극 항의
‘드센 여자들’ 공격하는 역풍도 일어

 

논란이 된 ‘리버 아일랜드’사의 잔소리 방지 재갈 상품. ⓒ제니 베이드 트위터
논란이 된 ‘리버 아일랜드’사의 잔소리 방지 재갈 상품. ⓒ제니 베이드 트위터

영국의 패션 브랜드 ‘리버 아일랜드’가 성차별적 의미를 담은 소품을 출시했다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자들의 거센 비판과 불매 운동 움직임에 밀려 철회하는 소동을 겪었다.

문제가 된 제품은 ‘가정용 잔소리 방지 재갈’(Domestic Anti Nag Gag)이라는 이름의 소형 축구공이다. “쓰레기 버렸어?” “바닥에 옷 좀 치워!” “당신이 설거지 할 차례야!” 등 잔소리를 하며 입을 벌린 여성의 사진에 작은 공을 고무줄로 매달아 놓은 모습이 여성의 입에 재갈을 채운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귀를 막은 모습의 남자의 말풍선에는 “입 좀 다물어!!!”(Will you put a sock in it!!!)라고 쓰여 있다.

이 상품에 대해 처음 문제를 제기한 것은 영국의 코미디언 제니 베이드다. 매장에서 이 상품을 발견하고 충격을 받은 베이드는 자신이 찍은 사진과 함께 “충격적”이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올렸다. ‘리버 아일랜드’ 홍보 계정과 14만3000명의 팔로어를 지닌 페미니스트 단체 ‘에브리데이 섹시즘’ 계정으로 보낸 이 메시지는 트위터상에서 큰 반응을 일으켰다. 트위터 사용자들은 이 메시지를 리트윗하고 이 제품을 “여성에 대한 모욕일 뿐 아니라 남녀의 성역할 차별”이라 주장하며 제조사를 비난했다. 논란이 커지자 제조사는 “비판을 받자마자 상품을 매장에서 회수했고 웹사이트에서도 삭제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일련의 사건이 너무 심했다고 느낀 일부 트위터 사용자들이 이들에게 “유머감각도 없다”면서 운동에 참여한 여성들을 비난하고 베이드의 트위터를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에브리데이 섹시즘’의 창립자 로라 베이츠는 ‘가디언’에 기고한 칼럼에서 “이처럼 트위터에 불어 닥친 폭풍은 성차별에 대해 용기내어 말하려는 여성들을 침묵시키려는 뿌리 깊은 움직임에서 기인한 것”이라 분석했다. 그는 또한 “‘농담일 뿐’ ‘소동 부리는 건 그만둬라’ ‘이 세상에는 더 심한 일도 많다’는 등의 메시지들이 담고 있는 의미는 ‘여성들은 참아야 하고 조용히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절대 그러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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