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페미니스트에 버림받았다” 주장 여성계 반향 일으켜
“언론 성차별의 희생자” 르윈스키 지지 움직임에
“관심 받기 위한 행동일 뿐” 반대 의견도

 

모니카 르윈스키의 심경 고백이 실린 ‘배니티 페어’의 온라인 요약본 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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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전 백악관 인턴 근무 시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과의 성추문으로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모니카 르윈스키가 오랜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그는 미국 연예 월간지 ‘배니티 페어’ 6월호에 기고한 글에서 “나는 클린턴 전 대통령을 위한 희생양이었다”며 “그 일을 깊이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클린턴 대통령과의 관계는 상호 합의에 의한 것이었지만 성추문 이후 인생이 완전히 바뀌는 고통을 겪었다”며 “나는 인터넷에 의해 전 세계적으로 모욕을 겪은 첫 번째 희생자였다”고 덧붙였다.

2008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서자 논란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 운둔생활을 했고 1000만 달러 이상의 제안을 받고도 회고록 출판을 거절했다는 그는 이번에 대중 앞에 나선 이유로 “사이버 공간에서의 괴롭힘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며 동성애 사실을 사이버상에서 ‘아우팅’ 당한 후 자살한 타일러 클레멘티의 사건을 인용하기도 했다.

르윈스키의 심경 고백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관심을 받았다. 특히 당시 자신을 위해 나서지 않았던 페미니스트 진영을 비판하며 “페미니스트들에게 버림받았다”는 그의 발언은 여성계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타임’의 칼럼니스트 제시카 베넷은 당시 르윈스키에 대한 언론과 대중의 태도를 지적하고 “당시에는 언론의 성차별을 지적할 여성뉴스 사이트도, 페미니스트 블로거도, 여성 미디어센터도 없었다”면서 “자신을 뒷받침할 홍보 도구도, 운동가도 대중의 지원도 가지지 못했던 르윈스키는 지금 모든 것을 갖게 됐지만 문제는 너무 늦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여성뉴스 블로그 ‘페미니스팅’의 설립자인 제시카 발렌티는 ‘가디언’에 기고한 칼럼에서 “대중 앞에 돌아온 모니카 르윈스키의 귀환은 용감하다. 과연 우리는 그녀만큼 용감한가?”라며 “스캔들에 넘어가지 말고 그를 지지하자”고 주장했다.

한편 가디언 칼럼니스트 하들리 프리먼은 당시 르윈스키를 비난하는 편에 섰던 티나 브라운이나 모린 다우드, 베티 프리단 등의 발언을 회고하며 “친여성적 민주당 대통령이 성추문에 연루된 것에 일부 페미니스트 진영이 곤경에 빠졌던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르윈스키는 페미니즘에 배신당한 것이 아니며 이는 페미니즘의 실패가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이 부족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티나 브라운이 편집장으로 있는 ‘데일리비스트’는 “르윈스키에 대한 압력은 곧 사라졌고 평범한 삶을 살고자 했다면 충분히 할 수 있었을 테지만 그는 핸드백 라인을 출시하거나 TV 프로그램 출연 등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일을 게속했다”며 “그의 기고문 또한 관심을 받기 위한 울부짖음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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