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가요 속 웨딩드레스 입은 신부들은 사랑을 받는 여성에서 당당히 청혼을 하는 여성이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sumatriptan 100 mg sumatriptan 100 mg sumatriptan 100 mg
대중가요 속 웨딩드레스 입은 신부들은 사랑을 받는 여성에서 당당히 청혼을 하는 여성이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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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여성신문

여자의 결혼을 눈물이 아닌 기쁨으로 노래하기까지는 꽤 긴 시간이 필요했다. 1970, 80년대에도 행복한 결혼에 대한 노래는 가물에 콩 나듯 했고, 그나마 태반이 남자의 노래였다.

당신의 웨딩드레스는 정말 아름다웠소/ 춤추는 웨딩드레스는 더욱 아름다웠소/ 우리가 울었던 지난날은/ 이제와 생각하니 사랑이었소/ 우리가 미워한 지난날도/ 이제와 생각하니 사랑이었소/ 당신의 웨딩드레스는 눈빛 순결이었소/ 잠자는 웨딩드레스는 레몬 향기였다오

                  한상일 ‘웨딩드레스’ 1절(이희우 작사·정풍송 작곡, 1969)

아름답기는 한데 뭔가 찜찜한 느낌을 주는 것은, 이 노래가 당대 우리나라의 생활 감각으로는 이질적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당시만 해도 신랑이 신부와 드레스 맞추러 다니는 일은 거의 없었으니 신랑은 결혼식 당일 아주 잠깐 동안만 웨딩드레스를 보게 된다. 이렇게 감탄을 거듭하며 노래할 정도의 시간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게다가 ‘춤추는 웨딩드레스’ ‘잠자는 웨딩드레스’란, 결혼 피로연에서 신부가 춤추고 신방에 웨딩드레스가 걸려 있는 외국 영화·소설을 통해서나 경험한 이미지다. 마지막 구절의 ‘레몬 향기’는 이런 비현실성에 정점을 찍는다.(1969년 한국인의 태반은 레몬과 오렌지 향을 구별하지 못했다.) 이런 한계에서나마 이 노래는 꽤 긴 시간 연애하면서 싸우고 울고 미워하는 온갖 과정을 겪은 후 결혼에 도달한 한 쌍의 모습을 아름답게 그려냈다는 점에서 새롭다. 결혼이 가문의 결합이 아니라, 확실히 남녀 두 사람의 연애를 통해 이룩된 결과임이 분명히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여가수의 목소리로 노래하는 행복한 결혼의 느낌은 양희은의 ‘한 사람’ 정도에서나 겨우 풍겨 나온다. 

한 사람 여기 또 그 곁에/ 둘이 서로 바라보며 웃네/ 먼 훗날 위해 내미는 손/ 둘이 서로 마주잡고 웃네/ 한 사람 곁에 또 한 사람/ 둘이 좋아해/ 긴 세월 지나 마주앉아/ 지난 일들 얘기하며 웃네

                      양희은 ‘한 사람’(이주원 작사·작곡, 1975)

전반부는 결혼을 약속하는 남녀, 후반부는 ‘긴 세월’을 함께 산 부부를 떠올리게 하는 노래다. 결혼을 ‘아껴주는 남편과 사랑받는 아내’가 아니라, ‘한 사람 곁에 또 한 사람’이 ‘먼 훗날 위해’ 손을 잡는 것이라 노래하는 감각도 아주 새롭다. 화려한 수사를 제거한 채 두 인간의 평등한 결합을 담담하게 노래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확실히 1970년대 청년문화의 한복판에 이 노래가 위치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양희은이란 여가수는 어느 남자 곁에 세워놓아도 꿀리지 않을 정도로 씩씩하고 당당한 이미지를 지닌, 매우 드문 여가수였다. 

그러나 이런 노래는 매우 드물었다. 아름답고 행복한 연애를 노래하는 작품은 간혹 나와 인기를 모았지만, 이를 결혼으로까지 연결 지어 꿈꾸기는 쉽지 않았던 모양이다. 1990년대에 들어서야 우리 대중가요는, 사랑하는 사람과 한 침대에서 아침을 맞고 싶은 욕망을 노래할 수 있게 됐다. 물론 남자 가수에서부터다.

아침이 오는 소리에 문득 잠에서 깨어/ 내 품안에 잠든 너에게 워우우 워우워어/ 너를 사랑해/ 내가 힘겨울 때마다 너는 항상 내 곁에/ 따스하게 어깨 감싸며 워우우 워우워어/ 너를 사랑해/ 영원히 우리에겐 서글픈 이별은 없어/ 때로는 슬픔에 눈물도 흘리지만/ 언제나 너와 함께 새하얀 꿈을 꾸면서/ 하늘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워우우 워우워어/ 너를 사랑해/ (하략)

                          한동준 ‘너를 사랑해’(한동준 작사·작곡, 1993) 

아침 일찍 남편이나 시어머니보다 먼저 일어나 조반을 준비하는 아내의 모습이 당연하고도 아름다운 것이라 느꼈던 시대라면 도저히 그려낼 수 없는 결혼의 이미지다. 결혼이란 한 이부자리에서 자고 함께 일어나 기분 좋은 아침을 맞는 것이라는 생각은 1990년대의 젊은이들에 의해서 비로소 가능해졌다고 볼 수 있다. 이후 수많은 노래들이 결혼을 이러한 이미지로 그려냈다. 여가수의 노래로 빅마마의 ‘결혼할까요’(2005), 박혜경의 ‘결혼해’(2005) 등이 모두 이런 꿈을 꾸는 노래이다. 이런 여가수들 노래에서 선두로 꼽을 만한 것은 단연 이소라의 ‘청혼’이다.

 

말할 거예요 이제 우리 결혼해요/ 그럼 늦은 저녁 헤어지며 아쉬워하는 그런 일은 없을 거예요/ 나도 모르게 겁이 나요 꼭 붙들어줘/ 같이 처음부터 시작해요 우리의 시간 나는 당신을 믿을 게요/ 그대에게 나 반한 것 같아 말은 안 했지만 너무 멋져 보여요/ 그대에게 나 반한 것 같아 말한 뒤에라도 후회하진 않을 게요/ 두근거려요 마음으로 안아줘요/ 같이 살아가면서 부딪치고 힘들겠죠 걱정 말아요 잘할 게요/ (하략)

                         이소라 ‘청혼’(이소라 작사·김현철 작곡, 1996)

여자가 먼저 청혼을 한다는 설정, 그 결혼을 늦은 저녁 헤어지며 아쉬워하지 않고 밤까지 함께 보낼 수 있는 것이라 노래하는 현실성과 솔직함, 과감함을 이 노래는 갖추고 있다. 이렇게 당연한 말들을 내놓기까지 어쩌면 이리도 오래 걸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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